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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기획/연재 > 교양 >성공으로 가는 협상 전략

서로가 상생하는 ‘윈윈협상’이 최고의 모형

<2> 중동평화 불러온 협상
2018. 09. 11   16:56 입력 | 2018. 09. 12   18:08 수정

1978년 美 카터 대통령 중재 제안

이집트.이스라엘 캠프데이비드서 만나

타결과 결렬 반복 끝에 협상 타결돼

교전 공식 종결 중동 평화 이끌어내

한반도 평화 협상에도 나침반 역할

 

 

미국 메릴랜드 주의 캠프데이비드 휴양지에서 미국 카터(가운데) 대통령의 중재로 협상을 벌인 이집트 사다트(왼쪽) 대통령과 이스라엘 베긴 총리.  필자 제공


의견의 차이나 이익의 충돌로 갈등과 대립이 일어날 때 우리는 협상에 나서게 된다. 서로의 입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만 갈등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 국가와의 협상이 실패하면 전쟁에 돌입하게 되고, 기업이나 군대에서 상사와 부하의 갈등이나 갑을관계의 문제점을 협상으로 풀지 못하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산이나 도산, 파업과 강제진압, 폭력이나 전쟁 등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승자 없는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에서 협상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협상 과정은 냉정한 이익의 배분이나 교환을 통해 진행된다. 협상은 대개 분배적 협상과 통합적 협상으로 나뉜다. 협상학에서는 정해진 크기의 파이를 놓고 갈등할 때 최대한 내 것을 많이 챙기는 협상 방식을 분배적 협상이라 부른다. 여기서는 내 파이 키우기가 중심이므로, 상대방에 대한 압박과 갈등을 통한 경쟁이 필연적이다. 반면 창의적인 대안을 내거나 상호 이익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파이를 키우고 서로가 자신의 이익을 늘려 챙겨가는 경우를 통합적 협상이라 부른다. 대개 ‘윈윈협상’으로 부르며, 현대사회에서는 바람직한 협상의 모형으로 평가되곤 한다.



성공 협상 1979년 ‘캠프데이비드 협정’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한 이래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교전 상태에 있었으며, 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 당시 이집트로부터 시나이 반도를 빼앗은 후 계속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다. 1977년 11월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방문해 이스라엘 정부와 의회에서 연설함으로써 캠프데이비드 협정의 단초가 만들어졌다. 사실상 원수나 다름없었던 아랍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사다트의 방문으로 처음 제기된 양국 간의 평화협상은 다음해까지 논의됐지만, 평화협상 논의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서 미국이 나섰다. 1978년 9월 5일 미국 메릴랜드 주의 캠프데이비드 휴양지에서 미국·이스라엘·이집트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카터 대통령의 제안이 나왔다. 사다트 대통령과 베긴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12일 동안 지속된 협상에서 사다트와 베긴은 양국 간의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기본사항과 중동에서의 평화정착을 위한 대체적인 골격에 합의했다.

첫 번째 합의 사항은 이스라엘군이 시나이 반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과 양국 간 평화조약이 조인된 후 3년 이내에 시나이 반도를 이집트에 완전 반환할 것을 규정했고, 동시에 이집트는 이스라엘 선박의 수에즈 운하 통행권을 보장했다. 두 번째 합의사항은 이스라엘이 자국의 점령 지역인 웨스트뱅크와 가자 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점차 자치권을 부여할 것과 이들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을 부분적으로 철수시켜 3년 후에 다시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의 지위를 협상하도록 규정했다.



험난했던 협상, 셔틀외교의 힘

협상은 험난했다. 양국의 목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베긴의 목표는 시나이 반도의 단계적 철수로 양자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었던 반면 사다트의 목표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포함한 장기적인 것이어서 서로의 이익과 목표가 달랐다. 특히 베긴은 카터가 사다트와 짜고 자신을 압박할 것이라고 의심하며 수세적인 태도로 매사에 방어벽을 치고 나왔다. 사다트 역시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3차 중동전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의 전면 철수와 정착촌 철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전쟁 피해 보상을 포함한 강력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베긴은 “패전국이 어떻게 승전국처럼 요구하느냐”고 일축했고, 사다트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점령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극단적인 결렬 상황 직전까지 치달았다. 카터는 서로 냉대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베긴과 사다트를 따로 만나 중재안을 다듬고 제시하는 ‘셔틀외교’에 들어갔고, 과거 무력충돌의 현장인 게티즈버그 남북전쟁 유적지로 이들을 안내했다. 중재안이 무산된 뒤 세부 분야별 실무급 회담을 거쳐 만든 합의문 초안의 타결과 결렬 등을 반복한 끝에 마침내 협상은 타결됐다.

결국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충실히 반영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이 1979년 3월 26일 조인됨에 따라 양국 간의 교전 상태는 공식 종결됐다. 이스라엘은 시나이 반도의 이스라엘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는 데 동의했고, 피바람이 불던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 평화조약은 양국 간의 국교 정상화를 규정했고, 양국은 합의사항을 대부분 충실히 이행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웨스트뱅크와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치권을 보장하도록 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다가 1994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정에 따라 점차적으로 자치권을 이양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협상은 성공적이었지만, 모든 문제를 풀지는 못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본래적 관계를 보여주듯 아직도 끊임없이 유혈의 참극이 계속되면서, 진정한 협상의 성공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협상에도 나침반 역할을 할 협상 방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윈윈협상이 평화와 성공을 보장한다

끈질긴 협상을 통해 서로 이익이나 명분을 얻도록 하며, 갈등과 대립 상황을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욕구를 만족시켜야 협상은 성공하게 된다. 서로의 다른 목표와 이익이 만나는 창의적 대안을 제시해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와 이익에 초점 맞춰야 협상 성공

하버드 협상연구소의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 브루스 패튼은 1991년 『예스(Yes)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을 저술해 윈윈전략을 통한 상생의 협상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들은 캠프데이비드협정,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등 역사에 남는 굵직굵직한 협상에서 브레인스토밍을 담당하며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냈다. 협상 상대방이 되는 사람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분하고, 도덕성이나 이념과 같은 입장이 아닌 이해관계와 이익에 초점을 맞추면서, 창의적이고 공정한 옵션을 상대방과 함께 찾아냄으로써 성공적인 협상을 이루자는 것이 골자다. 이들은 성공적인 협상전략을 위한 5계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입장을 근거로 거래하지 말라
2. 사람과 문제를 분리하라
3. 입장이 아닌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라
4. 상호 이익이 되는 옵션을 개발하라
5. 객관적 기준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라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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