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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억지력 발휘… 한미동맹의 최고 상징

입력 2018. 06. 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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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한민국 국군의 안보동반자, 한미연합군사령부


2015년 6월 3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단 편성식에서 김현집 3야전군사령관, 버나드 샴포 미 8군사령관, 시어도어 마틴 한미연합사단장, 인성환 한미연합사단 한국 측 부사단장 등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단은 평시에 연합참모부 형태로 운영되다가 전시에 미2사단 예하부대와 한국군 기계화보병여단으로 편성돼 작전을 수행한다.   조용학 기자
2015년 6월 3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단 편성식에서 김현집 3야전군사령관, 버나드 샴포 미 8군사령관, 시어도어 마틴 한미연합사단장, 인성환 한미연합사단 한국 측 부사단장 등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단은 평시에 연합참모부 형태로 운영되다가 전시에 미2사단 예하부대와 한국군 기계화보병여단으로 편성돼 작전을 수행한다. 조용학 기자



한미연합군사령부(ROK-US Combined Force Command)는 한미동맹의 최고 가치이자 상징으로서 한반도에서 전쟁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이하 한미연합사)는 1970년대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주한미지상군 철수를 보완하며, 한미연합작전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창설됐다. 현재 한미연합사는 유엔군사령부로부터 위임받은 한미 양국의 작전부대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1978년 서울 용산에서 정식 출범

한미연합사는 1978년 11월 7일 서울 용산에서 창설식을 하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유엔군사령부 연병장에서 열린 창설식은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노재현 국방부 장관, 브라운(Harold Brown) 미 국방부 장관, 한미 합참의장인 김종환 육군대장과 존스(David C. Jones) 미 공군대장, 한미연합사 초대 사령관 베시(John W. Vessey, Jr.) 육군대장과 초대 부사령관 류병현 육군대장 등 한미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됐다. 창설식이 끝나자 박정희 대통령은 ‘평화의 보루’라고 새겨진 휘호 제막식을 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을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방위할 ‘한미연합사’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됐다.

한국건축의 전통미를 한껏 살린 한옥 형태의 한미연합군사령부 새 청사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도움을 받아 건립됐다. 당시 한미연합사 창설준비위원장이던 류병현 장군은 사령부 청사 건립만은 우리의 힘으로 하겠다고 결심하고, 조중훈 회장에게 부탁했다. 조 회장은 베트남전쟁 시 맹호부대 지역에서 항만하역과 육로수송 사업을 했는데, 그때 맹호부대 사단장이 류병현 장군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류 장군이 청사 건립을 부탁하자, 조 회장은 한미동맹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적은 예산에도 기꺼이 연합사 청사를 건립해줬다. 브라운 미 국방부 장관은 창설식 축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훌륭한 사령부 건물을 선사해 주시고, 연합사의 탄탄한 앞날을 축복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미 양국 대통령이 지휘하는 공동사령부


한미연합사 창설은 대한민국과 미국 국가통수기구의 승인과 1978년 7월 27일 제1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한미연합사의 특징은 한미 양국 대통령이 양국의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보좌를 받아 운영되는 국가군사지휘기구(National Military Command Authority)를 통해 지휘하는 방식이었다. 유엔군사령부처럼 미국 주도의 일방적 지휘 방식이 아니라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지휘하는 ‘공동사령부’다. 그렇다보니 연합사가 수행해야 될 임무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나 군사위원회에서 내린 전략지침과 전략지시에 따랐다. 한미연합사의 특징은 철저히 한미 양국군이 공동으로 운용한다는 점이다. 지휘부는 물론이고 참모부도 한미 양국의 고급장교가 골고루 맡았다. 미군이 부장을 맡으면 한국군이 차장을 맡고, 한국군이 부장을 맡으면 미군이 차장을 맡는 방식이었다.


1985년 당시 한미연합사 창설 기념식 모습.
1985년 당시 한미연합사 창설 기념식 모습.



사령관·부사령관에 각각 美·韓 4성장군

한미연합사는 임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휘부 밑에 지상군·해군·공군구성군사령부를 설치해 운용했다. 이와 별도로 한미연합사에는 한미연합특전사령부와 한미연합해병대사령부를 설치해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다. 지상군구성군사령부는 최초 연합사령관이 겸직하다가 1992년부터 연합사부사령관인 한국군 장성이 맡고 있고, 공군구성군사령부는 미군 장성이, 해군구성군사령부는 한국군 제독이 맡고 있다. 지상군구성군사령부는 연합사 창설명령 제1호에 의해 서울 용산에, 해군구성군사령부는 연합사 창설명령 제2호에 의해 진해에, 공군구성군사령부는 연합사 창설명령 제3호에 의해 오산에 각각 설치됐다.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미 육군의 4성 장군이 맡고 있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한국군 4성 장군이 맡고 있다. 초대 사령관인 존 베시 육군대장은 역대 연합사령관이 대부분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사병 출신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전화도 없는 시골에서 어린 나이에 병사로 자원입대, 이탈리아 전선에서 많은 전공을 세우고 소위로 임관해 4성 장군에 오른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이다. 베시 대장은 중령 때 미8군에서 작전기획장교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사병의 장군’ 또는 ‘상식적인 사람’으로 통할 만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열린 장군이었다. 그렇기에 초대 부사령관이던 류병현 대장과 호흡을 맞추며 초창기 한미연합사의 기초를 단단히 다질 수 있었다. 2016년에 부임한 현재의 브룩스 사령관(Vincent K. Brooks)도 역대 어느 사령관보다 친한적(親韓的) 인사로 정평이 났다. 중령 때 한국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던 브룩스 사령관은 애국가를 4절까지 따라 부를 정도로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장군으로 유명하다.


초대 류병현 장군부터 27대 김병주 대장까지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연합사 지휘부를 구성하는 연합사 부사령관은 초대 류병현 장군부터 2018년 현재 27대 김병주 대장에 이르기까지 육군 출신 장군들이다. 그것도 3대 박노영 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다. 연합사 부사령관은 지상군구성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한반도의 지상군부대를 지휘하는 지상군총사령관인 셈이다. 그런 까닭인지 연합사 부사령관들 중에는 육군총장·합참의장·국방부 장관에 오른 인물들이 유난히 많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이상훈(4대)·김동진(9대)·김동신(12대)·김장수(17대) 등 4명이 있고, 합참의장으로는 류병현(1대)·김동진(9대)·정승조(22대) 등 3명이 있다.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은 김진영(8대)·김동진(9대)·김동신(12대)·남재준(15대)·김장수(17대)·황의돈(21대)·권오성(23대) 등 7명이나 된다. 이는 연합사 부사령관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ROTC·해병대 출신 등 부사령관 진출 필요

한국군 4성 장군이 맡고 있는 연합사 부사령관에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연합작전의 향상과 각군의 균형 발전 그리고 군내 출신별 화합 차원에서 합참의장을 배출한 바 있는 ROTC 출신 장교나 육군3사관학교 출신의 부사령관 진출도 적극 권장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연합사 부사령관이 지상군구성군사령관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해병대 출신의 부사령관도 군의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점에서 고려할 만하다. 그렇게 될 때 연합사가 지향하고 있는 화합과 조화 그리고 조직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연합작전능력을 더욱 더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정옥 전 군사편찬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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