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美 상호관세 영향 기업 지원·시장안정 ‘전방위’ 대책

정부, 긴급 경제안보전략 TF 회의 10조 추경에 무역금융 등 적극 반영정부가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한 통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주재한 가운데 ‘긴급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상호관세에 관한 정부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박성택 산업부 1차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남형기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 주요 국가별 관세율도 공개했다. 한 권한대행은 안 장관에게 “기업과 함께 오늘 발표된 상호관세의 상세 내용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열리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미 협상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자동차 등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을 업종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TF 회의를 마친 뒤 최 부총리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상호관세 조치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시장 상황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외환·국채·자금시장 등 분야별 점검체계도 운영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제안한 10조 원 규모의 ‘필수추경’에도 무역금융, 수출바우처 추가 공급, 핵심 품목 공급망 안정 등 통상 리스크 대응 사업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기업들이 전례 없는 통상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신속히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주요 업계 및 관련 경제단체·연구기관들과 ‘민관 합동 미 관세 조치 대책 회의’를 열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측의 관세 조치 현실화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는 미국 관세 조치가 우리 대미 수출과 전 세계 교역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엄중히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국내·외

자유무역 훼손 반발 속 대응 수위 저울질하는 세계 경제

주요국, 트럼프 상호관세에 대책 고심 ‘34% 폭탄’ 중국 “즉각 철회” 촉구 EU, 보복조치·협상가능성 동시 모색 일, 대응 대신 설득 총력 기울일 듯 ‘보류’ 캐나다는 미국 조치에 응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관세 발표 행사에서 ‘상호 관세’라는 제목의 패널을 든 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각국이 미국에 부과한다고 백악관이 주장하는 관세율, 노란색은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25개 교역국에 부과한 새로운 상호관세율.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하면서 각국은 자국 산업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자유무역주의를 훼손한다는 반발 목소리가 크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일단 관세를 부과한 후 협상으로 이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각국 정부는 대응 수위를 조심스럽게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34%의 상호관세를 부과받게 된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즉각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자고 촉구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날 러시아 관영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왕 주임은 “(미국이) 중국과 평등한 협상을 해 호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20% 상호관세에 보복 조치를 시사하는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올로프 질 EU 무역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EU가 미국과의 철강 협상 무산 시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보복 관세에 더해 상호관세와 관련한 추가 대응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U가 검토하는 추가 대응에는 미국의 상품뿐 아니라 미국의 서비스 부분에 대한 보복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캐나다는 일단 상호관세 적용이 보류됐지만 미국의 조치에 응수를 고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캐나다의 대응과 관련 “목적과 힘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캐나다는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응해 지난달 4일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1단계 보복 관세를 시행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 대상에 대해 관세를 유예한 것과 맞물려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8조 원) 규모의 2단계 보복 관세 시행을 유예했다. 24%의 상호 관세를 부과받게 된 일본은 보복 대응 대신 협상을 통한 대미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은 “미국의 일방적 관세가 극도로 유감”이라며 “일본에 해당 관세를 적용하지 말 것을 미국에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무역 상대국들의 반발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에 보내는 충고는 보복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라며 “순순히 받아들인 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지켜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만약 보복 조치를 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지만, 보복 조치가 없다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