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좌충우돌 병영체험

자세는 어색해도 강도 높은 훈련까지 ‘척척’ ‘우월한 자매’ 인정합니다

안승회

입력 2017. 03.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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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양정원· 아나운서 양한나 자매, 육군52사단 예비군훈련 체험


훈련장 이곳저곳 누비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약진 앞으로!” 사격 반복

적 제압하고 목표점 획득

‘성취감’이루 말할 수 없어

 

 

“충성! 양정원·양한나, 일일 예비군훈련 체험을 명받았습니다.”

지난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필라테스 여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탤런트 양정원. 지금은 SBS ‘우리 갑순이’에서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군 장병들과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양정원이 치열한 예비군훈련의 모습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친언니인 SPO-TV 양한나 아나운서와 함께 일일 예비군으로 변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육군52사단 예비군훈련장을 찾았다.

 

 

아나운서 양한나(왼쪽)와 배우 양정원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양정원·양한나 자매 ‘일일 예비군’ 도전

 

1968년 4월 1일 창설된 예비군은 군 전투력 발휘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예비군은 말 그대로 예비전력이다. 전역 후 일정 기간, 평시에는 생업에 종사하며 훈련을 받다가 안보위기가 닥치면 투입된다. 군 복무를 마친 젊은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또 하나의 국방의무이기도 하다.

임무가 중요한 만큼 훈련은 실제 전투를 대비해 강도 높게 진행된다. 아직도 예비군훈련을 ‘시간 때우기 훈련’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양정원·양한나 자매는 지난 6일 예비군훈련에 참가해 시가지 전투, 박격포 및 유탄발사기 사격 훈련에 도전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 오전 8시50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양정원·양한나 자매가 훈련장에 도착했다. 시곗바늘이 9시를 가리키자 정확하게 위병소 문이 닫혔다. 늦게 도착한 예비군들은 모두 지각자로 처리, 이미 굳게 잠긴 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군대에서 시간을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실제 전투에서 시간 지연은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일일체험이지만 실전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예비군훈련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훈련 교관 김선진 대위가 말했다. 김 대위의 단호한 말투에서 훈련장의 엄정한 군기를 느낀 양정원의 얼굴에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매는 예비군들 틈에 끼어 소총과 장구류를 받은 뒤 별도의 이론교육과 장비 설명을 듣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시가지전투 훈련

“1분대는 앞에 있는 전신주까지 약진하라. 약진 앞으로!”

보호 장구를 착용한 양정원이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페인트볼 건을 들고 가상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서툰 사격 자세와 거추장스러운 장비를 착용한 채 달리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 보였지만, 거친 호흡으로 뿌옇게 습기 찬 고글 헬멧 너머로 보이는 양정원의 눈매만큼은 날카로웠다. 가상의 적을 놓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엿보였다.

“탕! 탕! 탕!”

양정원과 양한나 자매는 대항군을 향해 사격하며 시가지전투훈련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쏟아지는 적의 사격을 피해 은·엄폐하려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시가지전투훈련장은 상가 건물과 전신주, 잘 포장된 도로까지 도심 지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으로 도시지역작전 훈련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정원 자매의 손에 들린 총에는 실탄 대신 페인트볼이 들어 있다. 총알에 맞아도 다치지 않지만 어느 부위에 맞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대항군의 페인트볼 탄에 맞은 다리가 생각보다 많이 아팠지만 여기서 주저앉고 싶지 않았어요. 전사 판정을 받은 전우가 남긴 페인트볼 탄을 넘겨받아 돌진과 사격을 반복하며 전방의 최종 목표지점으로 향했죠. 상대편을 제압하고 목표에 설치된 깃발을 획득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양한나가 말했다.




 

 

 

81㎜ 박격포 조포훈련

“포 위치 현 위치, 포구 방향 전방! 조준점 2나침반! 차려포!”

분대장의 힘찬 명령으로 시작된 이번 훈련은 주특기훈련 중 하나인 ‘81㎜ 박격포(M29A1) 차려포 훈련’. 차려포는 포를 설치하고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 준비단계’로서 포탄을 목표물에 명중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 실제 포탄을 발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포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명령을 받은 10여 명의 예비군은 각자 박격포 부속 장비를 들고 달렸다. 훈련에 동참한 양정원도 예비군 전우의 도움을 받아 12~18㎏에 달하는 박격포 부속 장비를 신속하게 옮기고 순서대로 포를 방렬했다. 양정원이 속한 조가 “차려포 끝!”을 외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분 남짓. 동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방렬이 끝난 박격포의 외형은 생각보다 아담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박격포가 한번 불을 뿜게 되면 포탄이 5㎞나 날아가고, 포탄이 떨어진 지점에서 30~40m 안에 있는 적을 모두 살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양정원의 말이다.



배우 양정원이 K201 유탄발사기 사격술 예비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사격훈련

양정원과 양한나가 가냘픈 손으로 ‘K201(40㎜ 유탄발사기)’이 장착된 K2소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했다. 자매는 소총 응급조치요령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검사 요령을 숙달한 뒤 사격술 예비훈련인 조준 및 격발 연습과 사격자세 연습을 이어갔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적을 제압하기 위한 ‘사다리형 가늠자 조준법’과 정교한 사격을 위해 필요한 ‘호형 가늠자 조준법’도 숙달했다.

“‘과연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이렇게 복잡한 장비를 능숙하게 조작해 적을 제압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쯤 고개를 돌려보니 예비군 전우들은 너무도 능숙하게 조준을 완료하고 격발까지 마치더군요.” 양한나의 말이다.

각종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사격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사격자세 연습도 했다. 가장 안정적인 자세인 ‘엎드려 쏴’부터 이동 중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서서 쏴’까지 다양한 사격자세를 끊임없이 반복 숙달했다.

“평소 운동을 할 때 20㎏이 넘는 바벨도 들어봐서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총기를 들고 정교한 동작을 이어가는 것은 운동할 때와 다르게 매우 힘들었어요. 몸으로 ‘체득’해야만 전시에 신속하고 정확한 자세로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교관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끝까지 버텼죠.” 양정원의 말이다.





자율참여형 교육시스템 도입으로 전문화

예비군훈련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과 예비군의 수준에 맞춰 전문화되고 있다. 특히 예비군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자율참여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

52사단 관계자는 “과거보다 예비군훈련의 강도는 높아졌지만 철저한 성과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훈련에서 합격만 하면 곧바로 달콤한 휴식이 보장된다”며 “모든 것에 합격점을 얻으면 오후 4시에 조기퇴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비군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점도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도시락이다. 따뜻한 밥과 국, 6첩 반찬, 후식까지 나오는 점심 도시락은 올해 초 사단 자체 품평회, 장병 선호도 조사, 업체 위생 점검 등을 통해 선정된 업체에서 공급하고 있다.

사단은 예비군들을 ‘장기 휴가 보낸 전우’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단 관계자는 “예비군은 유사시 함께 싸워야 하는 전투원들이기 때문에 짧은 훈련 기간에 전투 수행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훈련은 안전시스템을 갖춘 가운데 강하고 실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군·국군장병들 항상 응원할게요

 


“직접 예비군훈련을 체험해본다는 사실에 기대를 많이 하고 왔어요. 오기 전 지난 국방일보 기사를 찾아보고 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방송도 봤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평소 운동을 하면서 힘든 걸 잘 버텨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자신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추운 날씨에 무거운 총을 들고 정교한 자세를 취하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힘들었던 만큼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예비군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비군을 비롯한 모든 국군 장병들을 응원하겠습니다.”

 

- 탤런트 양정원 -



“훈련을 체험하기에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전투복에 전투화를 신고 직접 훈련에 참가해보니 진짜 여군이 된 느낌이었어요. 옆의 동료들이 도와줄 때 느꼈던 감정이 바로 ‘전우애’라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동안 별생각 없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예비군훈련을 간다고 하면 고마운 마음이 들 것 같아요.”

 

-아나운서 양한나-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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