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이명길의 연애모의고사

책 많이 읽고, 운동하고, 가족을 챙기자

입력 2016. 12. 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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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끝> 멋진 남자


 

 

 


 


Q. 마침내 병장 9호봉이 돼 제대하는 명길 씨. 그가 군 생활 동안 노력한 것들은 무엇일까?

1. 책을 많이 읽는다.

2. 운동을 열심히 한다.
3.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4. 술을 잘 조절해서 마신다.


A. 2015년 1월부터 국방일보에 연애모의고사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23개월째다. 우연인지 몰라도 현재 해군 복무 기간과 같다. 육군이라면 훈련소 때 칼럼을 읽던 이병이 제대했을 시간이고, 해군이면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는 말년 병장이 됐을 시간이다. 눈치챘겠지만 오늘이 연애모의고사 칼럼 제대 날이다.

돌이켜보면 내 군 생활이 행복하지는 않았다. 진해에 있는 해군 훈련소에서 훈련받던 그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알겠지만, 훈련소는 ‘어머님’이란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흐르는 곳이다. 그래서 전역할 때까지 청개구리처럼 참 많이 울었고, 그때마다 동료들의 위로와 도움을 받았다.

마지막 곁을 지키지 못했기에 “만약 옆에 있었다면 어머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했었다. 몸이 아프셨던 어머니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기에, 내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셨다. 체력이 있어야 당당할 수 있고, 일도 사랑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법이다.

어머니는 여동생을 잘 돌봐주길 바랐지만, 나는 나쁜 오빠였다. 그런데도 동생은 내가 군에 있는 동안 엄마이자 여자친구였고, 제대 후 졸업할 때까지 누나처럼 날 돌봤다. 이제 그 빚을 갚는 중이다. 연애 시절 아내는 내가 가족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결혼 후 자신의 가족도 그렇게 챙길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가족에게 잘하는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법이다.

어머니는 또 내가 술 마시는 걸 싫어하셨다. 누군가는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잘 마신다’ 하지만, ‘즐겁게 마시되 정신을 잃거나 실수하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것’이야말로 술을 잘 마시는 것이다. 술 때문에 다투는 커플을 자주 보기에, 술을 잘 마시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연애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연애하는 것은 싫어하지 않으셨다. 그동안 국방일보 칼럼을 쓰면서 재밌는 일들도 있었다. 직접 얼굴 한번 보고 싶었다고 찾아온 병사도 있었고, 휴가 나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며 상담을 요청한 병사도 있었다. 군대에 강의 갔을 때는 지난 칼럼들을 모두 스크랩해서 보여준 병사도 있었는데 정말 고마웠다. 배우 류준열이 ‘못 잘생겼다’고 썼다가 항의 메일을 받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연애모의고사였지만 정답은 없는 칼럼이었다. 내 글이 힘든 군 생활을 하는 당신을 미소 짓게 했거나 공감되게 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부디 건강하게 제대해 꼭 행복한 연애를 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읽어준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칼럼을 마친다. 필승!

정답은 보기 전부다.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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