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이명길의 연애모의고사

미래의 행복은 아내와 대화 속에 있다

입력 2016. 05. 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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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TV보다 중요한 것이 수다


 




 

Q. 아내는 제가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저에게 무슨 말을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들은 기억이 전혀 없어요. 정말 제가 못 들은 걸까요?

1. 안 들은 것이다. 2. 중요한 것만 듣기 때문이다.

3. 사실은 듣기 싫었다. 4. 다른 여자 말은 잘 들린다.

A. 연애코치의 주관적 답변

“이번 주에 어린이집에서 발표회 있는 거 알지? 아빠 꼭 왔으면 좋겠대.” 밥을 먹는데 아내가 말한다. “뭐? 언제? 그런 말은 진작 좀 해주지?” 남편의 말에 아내는 지난주 분명히 말했고, 내 입으로 알았다고 대답까지 했다고 한다.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억이 안 날 수 있지? 남편은 못 들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이가 없네! 당신이 언제 말했다고 그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아내는 “5월 4일 수요일 저녁에 작은방에서 당신 컴퓨터로 게임하고 있을 때 내가 이야기했잖아”라고 육하원칙으로 답한다.

머리 나쁜 남편이 아내의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 아내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보니 생각나는 것 같다. 남자 입장에서 변명하자면 우리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듣는 것’이다. 좋게 표현하면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셈이다.

특히나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비상상황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을 하더라도 사실 귀는 닫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 뇌파 연구 결과, TV에 집중하고 있는 남자들은 주변의 음악 소리나 소음을 느끼지 못했으며, 심지어 휴대전화 소리나 초인종 소리를 못 듣기도 했다.

“맨날 못 들었다고 하고 넘어가려고 하면 블랙박스 설치할 거야!” 계속되는 남편의 오리발에 아내가 말한다. 경험으로 봤을 때 아내는 말했고, 내가 못 들은 것이 맞다. 내가 흘려들은 것이 확실하지만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 “그러게 게임하고 있을 때 말하면 내가 어떻게 들어?” 아내는 황당하다는 듯 “내가 말을 말아야지”라며 자리를 뜬다. 비록 전쟁에서는 졌지만, 전투에서는 이겼다.

아내 입장에서 팁을 준다면 남편에게 중요한 말을 할 때는 앞에 “지금부터 하는 말 중요한 거야” “중요하니까 잘 들어야 해”라는 표현을 붙여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함께 살다 보면 양가 모임이나, 부부동반 외출, 집안의 대소사와 관련하여 중요한 일정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말을 했니 안 했니 하며 다투는 것이 귀찮다면 보험이라 생각하고 말해주는 것이 속 편하다.

연구에 따르면 결혼 1년 차 신혼부부보다 30년 차 부부가 서로에 대해 더 잘 모른다고 한다. 신혼부부는 서로를 알려고 노력했지만, 30년 차 부부는 이미 서로 다 안다고 생각해서 알아가기를 멈췄기 때문이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다.

아내와 하는 모든 대화는 중요하다. 그 가벼운 수다 속에 아내가 요즘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이 모두 들어 있다. 미래의 행복은 TV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의 대화 속에 있다는 것을 아는 현명한 남편이 되길 바란다.

답은 2번이다.

실전연애 TIP - 그녀가 먹고 싶은 것을 기억하는 당신은 진정한 고수


여자친구에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라고 물었더니 “난 아무거나 괜찮은데”라고 한다. 그럼 뭐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1. 그럼 우리 ‘김밥헤븐’ 가자. 2. 간단히 순댓국이나 먹으러 가자.

3. 나 오늘 고기 먹고 싶어. 고기 먹으러 가자.

4. 그럼 너 며칠 전에 맛있는 고기 먹고 싶다고 했지? 오늘 먹자.

일본 심리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쓰마루 다이고는 그의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남자 뇌는 모든 것을 이론적이고 체계적으로 사고한다. 그래서 들은 말 그대로 충실히 이행하려고 한다.” 와인을 사오라고 하면 와인만 사온다는 뜻이다.

반면, “여자 뇌는 언어의 이면에 있는 감정을 중요시한다.” 여자의 말에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언어가 있다는 말이다. 와인을 사오라고 하면 그 너머로 “혹시 함께 먹을 치즈나 과일 있으면 함께 사와요”라는 말이 생략됐다는 뜻이다.

그럼 뭐 먹고 싶으냐는 질문에 “난 아무거나 괜찮은데”라고 한다면 어떻게 응대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경우 내 맘대로 ‘김밥헤븐’으로 여자친구를 끌고 가는 남자는 하수다. 알아서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면 중수다.

고수는 의미를 찾을 줄 안다. “그럼 너 며칠 전에 맛있는 고기 먹고 싶다고 했지? 오늘은 너 먹고 싶다고 했던 고기 먹자.” 그녀가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려줘야 고수다. 고기를 먹은 후 달곰한 아이스크림 가게는 필수다.

답은 4번이다.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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