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인터뷰

호국영웅장 수상자에국민 관심·존경 따라야

이승복

입력 2015. 07. 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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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모 대한민국 6·25참전 유공자회 회장


 2013년 6·25참전자 17만여 명에 호국영웅장 수여

참전용사 명예회복· 6·25전쟁 바로알기 교육 절실

‘나라 위한 희생, 국가가 끝까지 보장’ 국민 인식 필요

“선배가 이루지 못한 통일, 후배들이 이뤄주길” 당부

호국영웅장 수상자에국민 관심·존경 따라야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난 지 65주년이 되는 해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6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 4대 스포츠 경기를 훌륭하게 치러냈다.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도약했다. 이 같은 눈부신 발전 뒤에는 순국선열의 피와 땀이 있었다. 오직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신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러나 65년 전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를 누볐던 노병들은 이젠 하나둘 세상을 뜨고 있다.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박희모(82·예비역 육군 중장) 회장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2013년 7월 ‘호국영웅장’을 건의해 제정했다. 이로써 17만여 명의 참전유공자들은 그해 호국영웅장을 모두 받았다. 지난달 24일 유공자회에서 박 회장을 만나 호국영웅장과 보훈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 6·25참전유공자회가 하는 일은.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이하 유공자회)는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복지를 증진하며, 6·25전쟁의 교훈을 상기시켜 후손들이 다시는 이 같은 전쟁을 겪지 않도록 국가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2001년 5월 설립됐다. 당시에는 ‘사단법인 6·25참전전우기념사업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초대회장에 유재흥 예비역 장군이 취임했다. 이후 2004년 3월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2대 회장에 채명신 예비역 장군에 이어 2008년 3월부터 현재 3대 회장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 유공자회는 참전자에 대한 예우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이들의 복지와 노후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을 바쳐 나라를 지킨 참전자들에 대해 국가가 예우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유사시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가겠는가. 그동안 우리의 노력으로 참전자는 국가유공자가 돼 호국영웅 칭호를 받았다. 앞으로도 참전명예수당 증액, 6·25전쟁 증언록 편찬, 6·25 바로 알리기 교육, 전우 찾기, 나라사랑보금자리 사업 등을 활발하게 전개하겠다.”

 

 - 고령에 병마로 힘들게 지내는 참전용사들이 많다. 가장 급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 15만~16만여 명의 6·25 참전유공자가 생존해 있다. 80대 중반의 나이로 해마다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난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이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신적 보훈인 명예 회복과 실질적 보훈인 경제적 지원이다. 현재 월 17만 원의 참전명예수당뿐 다른 지원은 없다. 그래서 우리 회에서는 참전명예수당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50% 이상을 하한선으로 규정해 지급해 줄 것을 국회 정무위에 상정해 놓고 있다. 또 투병 중인 참전자들을 위한 무료의료 지원도 건의했다. 나라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데 대한 국민적 인식이 필요하다.”

- ‘호국영웅장’ 추진 과정은.

 “우리 유공자회는 참전용사의 명예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2008년 참전자를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이로써 6·25 참전자들에게 무공훈장 신청의 기회가 주어졌으나 개인 공적을 확인할 물증이 없어 극소수에만 훈장이 수여됐을 뿐이다. 이에 전우회는 구국 공로자의 징표로 호국영웅장을 수여할 것을 박근혜 대통령께 직접 건의해 수여가 확정된 것이다.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던 2013년 7월 2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유공자회 회장인 내가 대표로 받았다. 이어 11월 1일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수여식을 시작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거행돼, 12월 16일 경상북도 수여식을 마지막으로 17만8000여 명에 대한 수여를 마쳤다.”

 

 -‘호국영웅장’이 주는 의미는.

 “호국영웅장은 6·25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 영조 때까지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자에게 ‘영웅’ 칭호를 주는 제도가 있었다.

또 사후(死後)에 위패, 비석, 지방 등에 ‘호국영웅 ○○○지묘 또는 신위’로 표기해 그 뜻을 기렸다. 참전자의 공훈을 찬양해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에게는 호국 안보의식을 고취해 애국심을 계승하는 데 호국영웅장만 한 것은 없다. 호국영웅장 수상자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과 배려가 시급하다. 호국영웅장 수상자들에게 장례를 무료로 지원하고 1년에 한 번씩 지자체장이 음식 대접을 하게 된다. 또 수상자 중 마지막으로 돌아가시는 분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장(國葬)으로 정중하게 모실 것을 국회에 상정해 놓았다. 메달 형태로 제작된 호국영웅장에는 한반도 지도 위에 ‘정전 60주년 기념’이라는 글귀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는 흰 비둘기가 새겨져 있다. 이를 둘러싼 원형 테두리에는 ‘호국’ ‘자유’ ‘평화’ ‘영웅’이라는 단어와 함께 태극 문양이 자리하고 있다.”

 

 - 유공자회의 앞으로 활동 계획은.

 “역사적으로 우리는 900번의 외침을 받았다. 901번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후 세대들은 6·25전쟁을 잘 모른다. 전쟁의 역사를 모르는 민족, 전쟁에 대비하지 않는 민족은 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6·25전쟁을 바로 알리기 위한 학교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공자회는 참전용사들의 예우와 명예가 제대로 평가돼 국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애국할 수 있는 제도 수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우리 국민과 장병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민 스스로 내 손으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모든 국민이 참전용사들을 마음 깊이 존경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회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현재의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누구 때문에 존재하는가? 보훈의 참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호국전선에서 임무를 다하고 있는 후배 장병들에게 먼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우리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조국통일을 후배들이 하나 돼 반드시 이뤄주기를 당부한다.” 

 

 [박희모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인 박 회장은 1950년 19세 나이로 6·25전쟁에 참전하고 1951년 7월 갑종장교 9기로 임관했다. 미 보병학교 유학을 한 후 30사단장, 합참 본부장 등을 지내고 85년 중장으로 전역했다. 6·25전쟁 월비산전투와 베트남전쟁 공로로 화랑무공훈장, 보국훈장 국선장,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8년 3월부터 6·25참전유공자회 3대 회장을 맡고 있다.

이승복 기자 < yhs920@dema.mil.kr >
사진 < 정의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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