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인터뷰

“창의적 교육·해외교류는 전투력 창출 밑거름”

이영선

입력 2013. 12. 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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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정일 육군포병학교장·화력센터장


이제 군 교육기관도 세계화 시대다. 각종 무기와 전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세계 선진 강군과의 교류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육군포병학교는 이 같은 시류를 인지하고 누구보다 앞서 해외 교류의 포문을 장착,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다. 오정일(소장) 육군포병학교장 겸 화력센터장은 학교교육기관으로서는 최초로 내년 초 직접 미국을 방문, 포병학교가 편성·운용 중인 화력센터와 미 화력센터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다. 학교장은 “전투부대가 아닌 학교기관과의 업무교류는 한미연합작전의 기본적 토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美 화력센터 방문 업무 협약 체결 계획 고군반 인증평가 등 교육혁신 새바람에 역점


- 학교기관의 해외 방문 업무협약은 흔치 않은 경우로 보인다. 협약 내용은 무엇인지?

 올해 3차 한미 육군회의 실무회의에서 의제로 채택됐다. 빠르면 내년 2월 직접 미 화력센터를 방문해 업무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 화력센터가 학교교육을 포함한 전투발전 체계에 이르기까지 상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화력 발전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로 미 화력센터와의 인연도 깊다. 예전 미 고군반을 수료했고 미 화력센터 교환교관으로 근무하며 선진화된 학교교육 및 전투발전체계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 포병학교가 편성·운용 중인 화력센터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다면?

화력센터는 지난해 3월 미래 화력전력 증강 및 교리발전 연구를 위해 발족된 기관이다. 병과학교로서는 최초다. 화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를 반영해 효과적인 화력운용과 체계적인 전력증강, 교리발전, 합동화력 교육훈련을 위해 설립했다. ‘화력센터’는 기존의 전투발전 연구 업무를 중심으로 야전과 연계해 중·장기 전력소요를 창출하고, 선진교리를 획득해 우리 군 실정에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야전 수요자의 이용 편의성에도 중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센터 내에 체계적으로 정리한 화력 관련 자료 1100여 건을 비치해 수요자가 상시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홈페이지도 개설해 야전에서도 손쉽게 활용하고 있다. 또 수요자가 요청하는 자료와 교리발전 자료 등을 수시로 획득해 제공하고 있다.
 

 - 화력센터와 야전부대 및 연구기관의 교류 현황은 어떠한지?

 우선 합동화력 운용능력 강화와 개발을 위해 해군 전투병과학교, 해병대 교육훈련단, 국방과학연구소 제4기술본부, 미 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과 군사 및 군사업무 교류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협약 체결 후 미 210화력여단장이 업무협약 당일 학교 간부 및 교육생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이라크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화력운용사례를 교육해 큰 호응을 얻었다. 나 역시 미군들에게 한국군 및 포병의 우수성과 한미연합전력의 중요성 등을 소개하기 위해 미210화력여단을 방문할 예정이다. 화력 관련 전력소요 창출을 위한 연구 및 교류활동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방산업체, 화력무기체계 유관기관과 12회에 걸쳐 전력발전 토의를 실시했다. 지난 9월엔 화력전투발전세미나를 개최했고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교리발전처 간부들이 군단급 단위를 직접 순회하며 K-9, K-55A1 자주포 등의 신교리에 대해 포병간부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 화력센터 이외의 포병학교만의 교육 혁신 사례가 또 있는지?

 우선 포병학교가 최초로 도입한 고군반에 대한 ‘포대장 인증평가’가 있다. 고군반 장교가 실병력 실장비로 적 화력 도발에 대비한 전투지휘능력을 구비했는지 학교장이 직접 검증한다. 불합격한 장교는 합격할 때까지 재평가를 시행한다. 초군반의 경우 지난 10월 창설 이래 최초로 ‘포술경연대회’를 실시했다. 소위들이 경쟁을 통해 승부사 기질을 함양하고 싸움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최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더불어 이들은 직책별 심화교육 및 인증평가를 통해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전사로 거듭났다고 자부한다.
 

- 그 밖에 다른 교육혁신 사례는?

 과거에는 교관이 교육의 주도권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교육생이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또한 교육생들의 피부에 와닿는 교육을 위해서 관측장교 보직을 수행할 초군장교의 경우 지휘실습 기간 동안 화력지원을 받게 될 중대장을 반드시 만나도록 했다. 상무대 고군반 장교들이 시행하는 전술훈련에 초군장교들이 관측장교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교육생의 최종상태를 고려한 효과 지향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부사관 교육은 부사관 교육대를 편성하고 부사관 전담교관을 육성해 도제식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화포를 주로 다루는 포병병과 특성상 장비조작과 현장 안전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부사관은 장교 교관보다 부사관 교관이 더욱 세밀하게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교육시스템’에 대한 질적 변화를 도모했다. 과거 원격교육 수강을 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다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토요일 통제형 원격교육을 도입해 교관과 교육생이 같은 시간에 쌍방향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후반기에는 원격교육 수강률을 100%로 올릴 수 있었다.

  
 - 부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철학은 무엇인지?

 첫 번째는 창의적인 교육이다. 이는 창조경제의 개념과 유사하다. 창조경제가 과학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터전 위에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처럼 창조교육은 학교 문화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킴으로써 교육의 토양을 배양시키고 여기에서 효과 지향의 교육이라는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는 ‘10대 문화’를 선정해 시행하는 등 바람직한 군대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두 번째는 기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화력리더의 기본은 군인정신, 역사의식, 책임감, 그리고 전투지휘를 할 수 있는 능력 구비다. 이러한 기본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과제와 멘토링을 최적화해 추진하고 있다.

‘학교장이 변해야 학교가 바뀐다’-현장에서도… 교육장서도…  솔선수범 문화 전파

 

 오정일 학교장은 ‘학교장이 변해야 학교가 바뀐다’는 철학 아래 모든 일에 솔선수범이다. 현장을 직접 뛰며 교육을 챙긴다.

올해 리더십 및 학교교육. 문화, 병과발전, 자기관리 등 간부교육만 30회를 실시했다.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6·25전 및 베트남전 포병전사 교육과 지휘경험 전수도 본인이 직접 나설 정도로 열심이다.

 ‘화력의 시작점, 포병의 자부심, 우레(ULEH)’라는 학교 및 화력센터의 비전과 학교 모토, 구호도 직접 고안했다. 학교 교육 외 체력단련도 교육생들과 함께한다. 매일 실시하는 3~6㎞ 구보도 학교장이 직접 교육생을 인솔하고 달린다. 최근에는 30여 년 동안 저술했던 논문ㆍ기고 등을 종합한 800쪽에 달하는 연구보고서 ‘화력운용과 간부개발’을 발간해 모든 간부와 교육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했다.

포병학교 관계자는 “학교장의 솔선수범으로 학교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장의 열정을 보며 나 자신의 근무자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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