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지구 위한 공공 활동 대한민국도 최대한 함께할 것”

이재명 대통령, 방한 빌 게이츠 접견 보건 협력·SMR·AI 관련 의견 나눠 한국 기업 차세대 원전 경쟁력 강조 이재명(오른쪽)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글로벌 보건 협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인공지능(AI) 미래 산업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사회사업가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글로벌 보건 협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인공지능(AI) 미래 산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을 통해 각종 백신 개발 등 보건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한국 방문은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MS의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우즈(Windows)를 언급하며 세상을 보는 ‘창’을 넓힌 소프트웨어 혁신의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윈도우즈를 통해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보는 창문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게이츠 이사장이 백신 개발 등 글로벌 보건과 친환경 발전시설 개발 등 새로운 공공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점에 대해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취임 초기에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거의 유일하게 세계 복지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글로벌 보건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의 등장과 함께한 발전과 진보도 있지만, 의료 서비스 분야의 비용 상승 및 저소득 국가에서의 차별이 우려된다”면서 “다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SMR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SMR이 AI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게이츠 이사장의 말에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다.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점차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야말로 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이 SMR에서 굉장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게이츠 이사장의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거론하며 “지구와 지구인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을 하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함께할 방법을 최대한 찾겠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재단 사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20년 동안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 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바이오 사이언스 제품을 통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솔루션 개발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잘 나누라”는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맹수열 기자

국내·외

“최소한의 역할만”…美, 우크라 ‘안보보장’ 발빼나

콜비 차관, 유럽 군 1인자들에 통보 트럼프 “美 병력 투입 준비” 발언 후 이튿날은 “공중 지원할 의향” 뒷걸음 밴스 부통령 “유럽이 부담 떠안아야”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약속에서 뒷걸음질을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전날 유럽국 군 1인자들과 회의에서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콜비 차관의 발언은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과 영국·프랑스·독일·핀란드 군 수뇌부가 모인 자리에서 미국이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폴리티코는 콜비 차관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결국 유럽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가장 뚜렷한 신호 가운데 하나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유럽 정상들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후 미국이 안보 보장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합의를 토대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 전쟁 당사국의 양자 정상회담, 미국이 참여하는 3국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해 우크라이나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보장 가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백악관 회담을 통해 얻어낸 고무적 성과로 평가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유럽국들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에 미국 병력을 보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가 이튿날인 19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유럽군을 위한 공중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고 뒷걸음질을 쳤다. 유럽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뺨치는 콜비 차관의 미국 우선주의 성향을 변수로 주목하기도 한다. 콜비 차관은 보수 방송인 출신으로 전문성에 의문이 있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보좌해 국방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 위협을 막는 데 스스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한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고 있다.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며 개입 방식에 대한 확답을 자제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어떤 형태가 되든 간에 유럽이 그 부담의 가장 크고 중요한 부분을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위협을 받는 지역이 유럽이니 유럽이 걸맞은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화는 지속하겠지만 종전에 필수적인 요소가 파악될 때까지 개입 방식에 대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