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통신사의 광고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안쓰러운 아들, 얄미운 딸’을 표방한 광고 문구 때문이다.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가족의 풍경을 보여주려 했는데 ‘취지와 달리 오해를 사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모습이 자연스러운 가족의 풍경이라는 것, 그리고 온 국민이 접하는 대중 광고를 통해 이 같은 사고 방식이 여과 없이 표출됐다는 것. 우리의 보편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2018년 대한민국의 슬픈 현재 모습이다. 양성평등은 여성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그리고 불평등의 야기가 개인의 문제일 리 만무하다. 사회구조적인 첨예한 문제들로 얽혀 있기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과 사고의 전환 없이는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현 정부는 여성 사회 참여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전 정부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여군의 비율을 현재 5.5%에서 2022년까지 8.8%로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정책부서 주요 지위에도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양성평등위원회의 설치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최근 군의 일·가정 양립 정책 방향 역시 여성의 지위 향상과 더불어 남녀의 조화로운 분위기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인 개선과 더불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공감, 배려, 존중의 문화를 스스로 형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항시 가져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인식의 변화를 쉽게 이끌어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제1차 양성평등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양성평등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 대해 남녀의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은 가사 등에 남성 참여를, 남성은 대중매체의 성차별적 표현 지양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양자 모두 해결이 될 때 긍정적 결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으나 결과에 의한 함의는 명백하다. 남성과 여성 그리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군, ‘여’의사, ‘여성’임원 등등 굳이 여성을 부각하지 않아도 되는, 오히려 그런 것이 시대착오적인 사회가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소수이니까 ‘보호’한다는 사고방식보다는 아직까지 소수이기에 ‘존중’한다는 사고가 자리 잡을 때, 누구는 특혜 그리고 다른 누구는 소외가 아닌 모두가 조화로운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리라.
얼마 전, 존경하는 지인이 건넨 말 한마디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과거는 후회가 아닌 반성하라는 의미, 현재는 도전하라고 있는 현실, 그리고 미래는 꿈만 꾸는 것이 아닌 계획하라고 있는 것.”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현재에 직면한 갖가지 현상에 대한 도전을 통해 미래를 계획한다면 되지 않을 일이 무엇이랴.
양성평등이 요원한 듯 보이지만 우리 사회는 지난 과거를 통해 변화하고 있고, 현재의 제도적 변화를 통해 앞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욱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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