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재향군인회 홍보부장

한 번 망한 나라는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모든 나라는 국정운영에 있어 국가안보를 최우선에 두고 튼튼한 군대를 양성하는 데 많은 인력과 장비·예산을 투입하는 한편, 국가 상호 간 군사협력 동맹체제 유지로 국가방위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한민국과 이스라엘 역사를 들 수 있다. 나라를 잃고 고통을 겪은 지난날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국민 모두는 나라를 빼앗겼던 수난의 시대를 거울삼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데 한마음 한뜻이 돼 최상의 안보태세와 군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은 1945년과 1948년에 각각 독립한 나라다. 대한민국은 일제치하에서 36년간 혹독한 설움과 희생을 당하다가 독립했으며,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의해 점령된 후 무려 2500년 동안 나라를 잃고 세계를 떠다니는 유랑인의 설움을 겪어야만 했다.
두 민족은 독립을 맞기까지 암울한 질곡의 세월 속에서 ‘풍찬노숙’하며 오로지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신념 하나로 강탈당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항거하는 독립운동을 했지만 역사가 증명하듯 다른 나라 도움이 없었다면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세기 세도정치를 거치면서 지배층 내부의 분열과 갈등, 국가안보관리 시스템 소홀 등으로 국운이 기울면서 결국 일본에 침략당해 나라를 빼앗기는 비운의 역사를 맛보았다.
현재 두 나라는 세계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력 등 강국 대열에서 인류평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현재의 국가안보 대응시스템을 본다면 너무도 많은 차이가 난다.
이스라엘은 나치스 희생자 추념 박물관 동판에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라는 구호가 새겨져 있다. 뼈저린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반드시 언젠가는 그와 같은 과거의 전철을 밟게 된다는 뜻이다. 인구 750만 명의 이스라엘이 2억5000만 명의 아랍권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에도 세계 3위 지식, 군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세계 최강의 국방안보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말 보훈처에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8명이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있으며,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사회 내부의 분열과 갈등 수준이 80.2%로 높아 안보환경이 매우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국인 중국·러시아·일본의 국방예산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이 현존하는 총체적 안보여건을 감안했을 때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은 우리에게 있어 순탄치 않은 안보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안보는 국가 존립의 근간으로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추호도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안보를 소홀히 하면 이빨 빠진 종이호랑이가 된다. 하루속히 북한과 주변국 위협에 대처하는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기 위해 국방 리더들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총체적인 지혜와 노력을 모으는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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