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권기숙

입력 2013. 05. 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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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민간단체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띄우는 대북전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북심리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객관적 메시지를 담은 종잇조각이 핵무기를 손에 쥐고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촌을 위협하는 북한을 가장 두렵게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 60여 년 동안 철저하게 외부세계의 정보 유입을 차단하면서 주체사상을 중심으로 한 사상교육을 통해 북한 주민을 통치해 왔다. 이와 더불어 낙후된 교통·통신 설비와 주민의 거주·이전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방법으로 북한 내에서조차 정보의 흐름이 차단되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보급되고 있는 현재에도 북한은 휴대전화 송·수신 지역 제한과 인트라넷 감시 등으로 내부통제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의 종주국이었던 러시아나 최우방국인 중국조차 비판하는 3대 세습독재와 북한 주민을 아사(餓死)시켜가면서까지 강행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이라는 북한사회의 모순이 가능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개혁·개방을 추구하면서 날이 갈수록 새로워지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제난과 식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교류를 거부할 수도, 그나마 북한사회의 숨통을 틔워 주는 장마당을 닫아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슬비에 옷이 젖듯 조용히 확산되고 있는 반체제적 자유주의 사상은 북한의 핵심지배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평양에서 ‘선군청년총동원대회’라는 이례적 집회를 소집하는가 하면 각 대학에 보위부 감시요원을 4배 가까이 충원하면서 외부세계의 정보에 민감한 젊은 층을 단속하고자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그리 효과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람을 타고 퍼지는 품질 좋은 각종 생필품과 북한 독재집단의 실상을 알려주는 메시지는 북한체제의 급소를 찌르는 송곳이다.

대북전단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북한의 대응이 그것을 증명한다.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을 날리기 위해 집결하는 장소를 폭격하겠다고 수차례 위협한 바 있다.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북으로 보내는 풍선 날리기 운동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유린당한 채 부지불식간의 비인간적 삶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 동포에게 진실을 알려 계몽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이들 민간단체 중에는 탈북자들이 중심이 돼 북한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과 무력도발을 일삼는 북한과 대비되는 비폭력적·평화적·자발적 운동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성이다.

정부는 눈앞의 북한 도발 위협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먼 안목에서 볼 때 평화통일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군도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강력한 비대칭 무기인 대북심리전을 적극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간안보학회 회장  권기숙 기자 < kisookk@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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