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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전우와… ‘소통의 진화’로 병영행복지수 ‘쑥쑥’

이영선

입력 2015. 05. 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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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가족의 재발견


가족은 힘이다.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견디며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로움을 함께하고 즐거움을 같이 누린다. 가족은 관계다. 여전히 혈연이 중심을 이루지만 점차 관계성이 그 범위를 대신하기도 한다. 가족은 동반자다. 인생의 평탄하고 험난한 길을 계산 없이 동행한다.

가족의 존재가 더욱 소중해지는 5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국방일보가 ‘가족의 재발견’ 시리즈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인터넷 카페서 情쌓고 부대 사랑 나누는 부모

20149월 현재 750여 카페

하루 방문자만 28만 명 달해

부모간 교류 전우애더 돈독


 


 


 


 

 


   육군27사단 쌍독수리연대에서 복무 중인 병사의 어머니 정영희(41·충주·가명) 씨는 지난달 24일 있었던 부대개방행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전혀 낯설지도 외롭지도 않았다. 부대 SNS에서 알게 된 같은 부대 병사의 어머니 송경희(48·원주·가명) 씨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날 정씨는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 외에도 SNS로만 교류했던 송씨와 대면하며 더욱 많은 친밀감을 쌓았다. 요즘에도 부대 SNS에서 부대개방행사의 추억을 함께하며 또 다른 동행을 기대하고 있다.

 

 

 ● SNS 이용한 소통채널-인터넷 카페·밴드

 병영 가족이 확장되고 있다. 병영 울타리를 넘어선 장병 전우애의 확산이다. 그 매개체는 우리 군이 병영소통의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부대 인터넷 카페와 SNS 소통채널, 일명 ‘밴드’다. 이들 창구의 원래 취지는 가족들과 장병들의 소통이다. 하지만 이 창구가 또 다른 부가효과를 발생시키며 ‘병영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다.

 육군의 경우 현재 2만5000여 개의 SNS 채널을 개통해 부대와 병사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 전 인구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육군은 소대급을 기준으로 SNS 소통채널을 만들어 보안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장병 부모들에게 각종 소식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부모는 궁금한 사안을 물어보며 자녀의 부대 소식을 인지한다. 물론 부모와 장병 상호간 소통도 가능하다. 부모와 장병 모두 가입에 제한이 없다. 희망하면 누구가 가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는 장병은 부대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PC를 이용한다. 육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13일까지 40개 대대 병사 5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확인한 결과 부대 밴드 가입 비율이 부모는 82%, 병사는 63.5%에 달했다”고 밝혔다.

 

 

 ● 부모 상호간 소통과 이해의 장

 이렇게 출발한 부대 SNS 소통채널은 그 안에서 자가발전하고 있다. 특히 부모들 간 상호 교류의 장으로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처음엔 부대와 부모의 일직선으로 진행되던 소통이 점차 부모들 간 입체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들에 대한 안부와 궁금증으로 시작된 의견 교환이 상호 안부와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들이 군에 복무한다는 공감대는 이러한 상호 인연을 더욱 강화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온라인상의 교류는 부대개방행사나 아들 면회를 통해 오프라인 만남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부대개방행사를 통해 온라인상으로만 소통하던 많은 부모가 직접 만나 정식으로 대면하게 된다. 교류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면 ‘병영가족’의 단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육군12사단 서형원 일병과 심우빈 일병 가족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가족 이상의 돈독한 관계를 맺은 사례다. 두 가족은 지난 2월 일정을 맞춰 면회를 함께 갔고 부모 외박을 같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대 관계자는 “서 일병과 심 일병의 가족들이 온라인으로만 얘기를 나누다 이날 직접 만나 인사하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관계가 전보다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인터넷 카페도 SNS 이상 효과

 우리 군이 운영 중인 부대 인터넷 카페 역시 신 병영가족을 만드는 주요한 통로다. 우리 군이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 수는 2014년 9월 기준으로 약 750개. 하루 방문자만 28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카페 활동이 활발하다. 육군의 경우 2007년부터 대대급 이상 제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부모들과 지휘관, 장병들의 소중한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카페는 각 부대의 참신한 운영 아이디어와 부모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201특공여단은 부모들 간 교류가 자체 ‘가족카페’로 발전한 경우다. 특공여단은 이 가족카페를 부대 행사 및 부대 인터넷 카페와 연동해 소통 효과를 배가하고 있다. 부대의 각종 행사나 고지사항을 부대 공식 카페와 가족카페에 동시에 올리며 정보를 공유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카페 회원들의 만남은 가족 간 단순 교류를 넘어 부대사랑모임으로까지 진화했다. 특공여단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인터넷 카페 부모회원 30여 명이 자체적으로 특공여단을 사랑하는 모임인 특사모를 결성하고 자체 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56사단 공병대대 역시 공고해진 부모 관계가 부대 사랑으로 이어진 사례다. 대대의 한 중대장은 “지난해 12월 SNS 소통창구에 부모님들을 초대하고 적극적으로 부대 소식을 올렸더니 부모님들이 가족들의 소식을 올리고 부모님들 간 댓글로 상호 안부를 묻는 등 군과 가정은 물론 부모님들 사이에 다방향 소통의 장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온라인상으로 형성된 이러한 공감대가 지난달 말 시행한 사단 직할대 통합 부대개방행사에서 우리 부대의 가장 높은 참석률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부모님들이 의견을 모아 장병들의 편의시설을 기증하며 더욱 활기찬 병영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기도 한다. 육군27사단 상승독수리연대 본부중대는 부대 부모님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부대에 탁구대를 선물했다.

 

 

 ● 부모들 간 교류가 장병 전우애 강화로 선순환

 온라인을 넘어선 가족들 간의 교류는 그 긍정적 에너지가 병영 안으로 다시 이어진다. 일종의 가족애 선순환이다. 부모들의 활발한 상호 교류는 병사들 관계를 단순한 선후임 및 동기 관계 이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육군22사단 GOP에서 복무중인 양예경 일병은 “밴드가 생기기 전에는 서로 소대와 중대원으로 이름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면서 “하지만 중대 밴드 개설 후 옆 전우의 부모님과도 알게 되면서 동료들이 또 다른 가족과 같이 느껴져 힘들고 지친 GOP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육군31사단 횃불연대의 천주호 이병은 “중대 SNS를 통해 부모님께 군 생활에 관한 사안을 알려드리고 있어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부모님이 다른 중대원들의 부모님과 서로 얘기를 나누고 소통하며 많이 친해지셨는데, 이 같은 부모님들 간의 관계가 중대 생활관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쳐 동기들 간 동료애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SNS 소통창구는 병사들의 고립감과 단절감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장병들 자신이 (SNS를 통해) 부모는 물론 다른 병사의 부모 및 가족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되면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병영문화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선 기자 < v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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