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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거리 미사일 제조에 외국 5개국 상용부품 사용

김병륜

입력 2013. 01. 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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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북 미사일 잔해 조사 결과 발표북한 미사일 구성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 여부 등 조사 가능성

  “대다수 부품 자체 제작…미사일 개발 완성도 높여” 

 

북한 미사일 구성                            국방부 제공

 

 

 국방부의 조사결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제작하면서 대부분 북한 자체 제작 부품을 썼지만 총 5개국 10개 미만의 외국 상용부품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해군이 인양한 북한 미사일 잔해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하면서 “온도수감장치(온도센서), 일부 전자기기 센서 등에 외국제 상용수입제품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그 외에 대다수 부품은 북한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조사 의미와 파장

 이처럼 제3국 상용부품 사용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유엔 결의안 1874호를 위반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2009년 6월 채택된 유엔 결의안 1874호는 북한에 무기를 수출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 가능한 금융 거래와 대북 무역관련 공적 금융지원 제공을 금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관은 “1874호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유엔의 권한에 속한다”며 “유엔은 북한 미사일 제조 과정에서 1874호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앞으로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규제 대상 품목의 확대 여부도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관은 “현재까지 파악된 해외 부품 대부분은 민간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상용부품이어서 MTCR을 저촉한 품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판단은 MTCR 위원회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관은 특히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MTCR의 통제 대상 품목의 확대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기술 수준

 군 관계관은 이번 북한 미사일에 대해 “제조 공법은 조악하지만, 무기로서의 완성도를 많이 높였다”고 평가했다. 수작업으로 제작한 산화제통 패널의 용접 부분이 균일하지 않는 등 공법 측면에서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술의 도입과 부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이 많은 실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장거리 미사일의 완성도를 높인 것 같다는 것이 군 관계관의 총평이다. 일부 상용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북한 자체 제작 부품으로 충당한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나로호와의 성능 비교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군 관계관은 “나로호는 평화적 우주개발을 목표로하는 것이고, 은하3호는 미사일이라서 목적이 다르다”고 전제한 다음 “기본적으로 설계 방식이 달라 획일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미사일 주요 특징

 북 미사일은 발사 전 예측한 대로 27톤급의 노동미사일 엔진 4개와 3톤급 보조엔진 4개를 결합한 120톤급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일의 방향을 바꾸는 기술은 보조엔진을 사용해 36도까지 제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노즐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짐벌(Gimbal) 방식을 채용한 나로호와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

 엔진 노즐 주변에는 작은 도관을 모세혈관처럼 다수 배치하는 방식의 설계를 채택했다. 자연스럽게 냉각 효과를 거두면서 분사연료의 온도는 높일 수 있는 방식이란 것이 군 관계관의 설명이다.

 산화제통과 연료통은 알루미늄 94%에 마그네슘 6%를 혼합한 합금(AlMg6)을 사용했다. 연료는 등유 계통으로 항공기에도 흔히 쓰이는 케로신에 일부 탄화수소계열 화합물이 첨가된 혼합물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화제는 적연질산을 사용한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케로신과 적연질산은 모두 상온 충전이 가능해 미사일 등 무기로 사용하는 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는 1·2단 분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치도 확인됐다.

단 분리 방식은 기본적으로 ‘폭압형 외피 파단 방식(MDF)’을 사용했다. 소형 폭약으로 분리하는 장치의 일종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분리 후 2단은 속도를 높이고, 1단은 속도를 줄여 분리를 잘되게 하는 가속모터 6개와 제동모터 4개도 확인했다.  

김병륜 기자 < lyuen@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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