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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학군단(ROTC) 유치'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김종원

입력 2011. 08. 0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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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처럼 섬세한 리더십 지닌 군 인재 양성”


“따뜻한 가슴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 나라 안보에 이바지하는 세계 최고의 여대 출신 학군장교를 길러 내겠다.”

 심화진(55·사진) 성신여대 총장은 지난달 25일 여대로서 학군단을 유치한 후 더욱 바빠졌다. 당장 이달부터 10월까지 국방부 선발 지침에 따라 첫 후보생 30명을 뽑아야 한다. 오는 11월 1일에는 학군단을 창설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 총장은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안보와 교육을 담당하고 실천하는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문이다. 아버지 심용현(1986년 작고) 씨는 6·25전쟁 때 수많은 공로 훈장을 받은 육군사관학교 8기 출신의 예비역 소령이다. 오빠 심규형(92년 작고) 씨는 공군사관학교 12기로 F-5 전투기 비행시간이 가장 많은 3000시간의 예비역 대령 전투기 조종사였다. 남편은 최전방 육군 27사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인범(53·육사 37기) 소장이다. 더구나 심 총장의 두 아들 모두 현재 전방 사단과 함께 해외 파병을 갔다 온 육군 현역 병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야말로 군인의 딸이자 아내이며 자식을 군에 보낸 군인 어머니이기도 하다. 우리 군과는 끊으려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심 총장을 2일 오후 만나 앞으로 학군단 운영 방향과 우리 군과의 남다른 인연에 대해 들어봤다. 심 총장은 지난달 25일 여대 학군단 유치가 확정된 후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도 우리 군·장병들과 가장 먼저 만나고 싶어 국방일보와 첫 인터뷰를 했다.
심화진 총장은
심화진 총장은 고 심용현 성신학원 이사장의 막내딸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심 총장은 국립의료원 간호대를 인수하고 유사학과 통폐합을 통해 강도 높은 대학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4월 성신여대 처음으로 총장에 연임해 2015년 8월까지 대학을 이끈다. 서울에 1·2 캠퍼스를 동시에 둔 유일한 대학이다. 국내 첫 여성 외교관을 지낸 홍숙자(80) 씨가 시어머니다. 가냘픈 외모와 달리 강단지고 똑 부러지는 야무진 성격으로 교육계의 ‘잔 다르크’로 통한다.

현역 육군 사단장인 남편 전인범 소장, 해외 파병 근무를 한 큰아들 민규(맨 오른쪽)와 둘째 아들 민우, 아들 둘 모두 병사
로 근무하는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가족.  

 -앞으로 학군단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생각인가?

“무엇보다 국가관과 안보관, 책임감이 강한 세계 최고의 여군 장교를 길러 내겠다. 여성만이 가진 섬세한 리더십으로 부하들과 따뜻이 소통할 줄 아는 어머니 같은 군 리더를 양성하겠다. 성신 출신 학군장교는 역시 뭔가 다르고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장기적으로 우리 군의 변화와 혁신, 발전을 선도하고 나아가 우리 나라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주역들을 육성하고 싶다.”

 -구체적인 준비도 이미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학군단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인력과 환경,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후보생 모두에게 안보 장학금을 주고 해외 연수와 기숙사도 제공하려고 한다. 특화된 체력증진, 인성·상담, 영어회화·컴퓨터, 프레젠테이션 등 장교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단지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이 사회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여긴다.”

 -성신여대는 학군단을 유치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국가 안보를 위한 투자와 프로그램을 시행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학군단 선정 훨씬 이전부터 국내 여대 중 가장 먼저 안보학 관련 교육 과정을 만들어 국가안보론·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앞으로 전쟁사·북한학·무기체계론 등 안보학 관련 핵심 교과목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하고 새로운 과정도 개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대학생 안보현장 체험과 함께 성신리더십 육성캠프 병영체험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육·해·공군 본부, 국방대, 육사, 국군간호사관학교와 학·군 학술교류협정도 활발히 맺고 있다. 우리 군과 학교가 선진 병영문화 정착과 사고 예방에도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아버지와 오빠에 이어 남편, 두 아들까지 군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학군단 유치 과정에서 남편이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아 굉장히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지난해 학군단 유치 신청을 했을 때 내심 남편에게 큰 기대를 했다. 하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리 대학이 여러 평가요소에서 다른 대학보다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남편에게 원망 아닌 원망을 많이 했다. 어떻게 현역 사단장 부인이 군 관련 선발에서 탈락할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랬더니 남편은 오히려 ‘이번 결정은 정말 공정하게 잘된 것’이라면서 ‘다음에 이번 업무 담당자를 만나면 잘했다는 말을 꼭 해줘야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남편의 그러한 자세가 올해 더욱더 많은 준비를 해서 학군단을 유치하게 만든 힘이 됐는지 모른다. 지금은 좋은 결실을 맺어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솔직히 지난해 남편에게 많이 섭섭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편은 어떤 군인인가?

 “공과 사가 뚜렷하고 부하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군 생활하는 것은 좋은 부하, 좋은 상사를 만난 인덕 때문이라고 자주 말한다. 사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으로 갈 때는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러면 남편은 떠나기 전에 ‘떡’ 서서 한마디 한다. “내가 군인인 줄 모르고 결혼했는가? 나의 목숨은 국가의 것이다”고 말하고 떠난다. 굉장히 냉정하고 섭섭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 말이 맞다고 본다. 내가 군인과 결혼했고 남편의 목숨은 나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몫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남편이 가장 잘하는 말이 바로 ‘내가 군인인 줄 모르고 결혼했는가’라는 말이다.(웃음)”

 -현재 두 아들도 군에 두고 있는 어머니로서 심정은?

 “큰아들 민규(23)는 레바논 동명부대에서 6개월 간 근무하고 지금은 1종 보급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작은아들 민우(20)는 전방사단 연대에서 정보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민규가 처음 해외 파병을 간다고 했을 때 남편이 “6·25전쟁 당시 미군 장군 아들이 35명이나 한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고 수많은 유엔군이 이 나라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했다”면서 “우리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교육시켜 보냈다. 우리 아이들을 군에 보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함께 생활하는 법도 배우고 정신적ㆍ육체적으로 크게 성숙했다. 가정과 부모, 이웃의 소중함도 깨닫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두 아들이 기특하고 대견하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학군단 여군 장교를 꿈꾸는 학생들과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와 관련해 한마디 한다면?

 “안보는 나와 가족 그리고 인류를 지키는 문제다. 위정자만의 책임도 군의 책임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나는 우리 국민, 우리 군을 믿는다. 안보의 중심에는 남자들이 많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방의 의무는 남녀 구분이 있을 수 없다.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부여되고 또한 실천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다. 우리 성신여대 학군단은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장교, 솔선수범과 배려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장교,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군인 기본자세가 투철한 장교,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장교, 국가관이 확고한 군과 사회의 리더가 되는 장교를 꼭 길러 내겠다.”

  
 

김종원 기자 < jw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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