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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 북극해에 다녀오다

2018. 10. 10   16:05 입력

 

 

“아라온호 승조원과 연구원에게 알려 드립니다. 지금 본 선 우현에 북극곰이 등장했습니다”라는 선내 알림 방송이 들려왔다. 80여 명 되는 승조원과 연구원이 순식간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우현으로 모두 나와 각자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야생의 북극곰을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북극해 탐사를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드디어 북극해를 뛰어노는 북극곰을 관찰하게 됐다.

나는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26일까지 해양수산부 소속의 우리나라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인천항을 출발해 북극해를 탐사하는 행운을 얻었다. 특히 한국이 영상 4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 고생할 때 평균 영하 1도의 북극해 탐사는 동료들에게 한없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번 북극해 탐사 참가는 2017년 해군과 해양수산부 간 해양정책 발전 협의 시 우리 군의 북극정책 초석 마련 및 해양정책 기관 간 협업 강화를 위해서 해군 장교 1명을 북극해 탐사에 파견하기로 협의함에 따라 성사됐다. 올해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파견으로 향후 북극 항로의 완전한 개방에 대비해 북극해 운항규정, 항해정보 변화사항과 북극해 과학연구의 군사적 활용성 확인을 목표로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26일까지 해양수산부 소속의 우리나라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인천항을 출발해 북극해를 탐사하고 돌아온 석진섭(오른쪽) 해군소령과 해군 출신 승조원들. 필자 제공

 


북극 지역은 지구의 에어컨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해빙(海氷) 면적이 급감해 이러한 역할에도 영향을 미쳐 한반도 기상이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환경위기와 반대로 북극해 해빙 감소는 북극 항로의 이용 가능성이 커지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북극 항로는 부산항을 출발해 인도양 및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기존 항로에 비해 거리는 7000㎞, 항해 기간은 10일 단축되며, 다른 항로 대비 해적의 위협이 없어 선박 보험료 부담도 감소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아라온호의 이번 북극해 탐사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해 해빙 감소가 해양환경과 생태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5개국(한·미·일·중·영) 22개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50명의 연구원이 동참했다. 나는 우리 군 옵서버로 탐사에 참여해 최근 주변국의 북극해 군사동향 변화와 북극해 연구의 군사적 활용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북극해 탐사에 참여하면서 확인한 주요 성과로는 첫째,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해 해빙 감소를 직접 볼 수 있었으며, 북극 항로 운항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북극해 해빙이 가장 적었던 2012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해빙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각국 상선이 북극 항로를 이용하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현 해빙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몇 년 안에 북극 항로의 상업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라 안보적 관점에서 우리 해군도 북극해에 관한 관심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극지 운항 관련 국제법규, 극지 운항선박 특성과 장비성능, 극지 항해 유의사항 등에 관한 세부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정보를 잘 활용하고 변화사항을 계속 추적하면 향후 북극해 작전은 물론 서해 혹한기 결빙해역 작전에 대비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극지 연구 과학자와 쇄빙선 승조원들의 친군화(親軍化)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이번 북극해 탐사에 참여하는 동안 함께 탄 과학자·연구원·승조원들은 우리 군이 북극해에 관심을 두고 장교를 파견하는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우리 군이 단순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우리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북극해 진출에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넷째, 북극해 해빙 분포, 수층·수온 구조, 해류 분포, 이와 관련된 주변국의 관심사항과 군사적 동향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군사과학 및 북극해 연구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우리 군의 참여 확대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북극해 탐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라온호는 거대한 해양 연구소가 됐다. 나는 방해되지 않게 조심하며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곳곳을 돌아다녔다. 여름 북극해는 백야(白夜) 현상으로 인해 낮이 계속됐고, 낮이 길어지면서 연구원들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열정적인 연구원들을 바라보면서 북극해 연구가 열매를 맺어 우리나라의 북극해 진출과 자원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파란 유리판처럼 매끈한 바다와 유난히 낮고 흐렸던 북극해의 하늘,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불편함 끝에 얻은 낯선 자유,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던 과학자들과 아라온호를 운영하는 베테랑 승조원들은 소중한 인연이 됐고, 이러한 모든 경험이 나를 발전시키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준 해군과 승선에 협조해 주신 해양수산부에도 감사를 드리며, 해군 극지 분야 전문가 및 소프트파워가 될 수 있도록 소명의식을 갖고 군 복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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