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은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다.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구성 국가들은 함께 기념식을 열어 세계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나는 이곳 레바논에 오기 전까지 세계평화는 뉴스에서나 듣는 단어였다. 스스로 세계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나는 세계평화를 위한 임무수행 현장에 서 있다. 지난 8월 동명부대 15진으로 레바논에 전개한 이후 각종 작전현장을 다니면서 이곳의 현실을 느끼게 됐다. 겉으로는 평안해 보이지만 항상 테러위협이 잠재해 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기도 했다.
또 인접국가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IS 세력에 의해 주민 학살이 자행되고 인질들을 참수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각종 분쟁과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중동지역에 있다 보니 ‘세계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레바논은 대한민국과 같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70여 년간 이스라엘의 침공과 시리아ㆍ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 각 종파별 민병대ㆍ무장단체의 결성과 대립 등으로 끊임없이 분쟁에 휩쓸려왔다. 지금도 종파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지역에서 동명부대는 지난 7년 동안 전쟁과 테러의 공포로부터 레바논 주민들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불법무기와 무장세력 유입에 대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진료, 태권도 교실, 한글교실 등 다양한 민군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동명부대의 마음을 현지인들도 느끼는 듯 민군작전 현장에 가면 “위 러브 꼬레”를 외치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전투복을 입고 거리에 나가면 낯선 차가 경적을 울리고 “꼬레”라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지나간다.
우리나라는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나라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유엔군의 일원으로 내가 이곳에서 세계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 그만큼 성장했고 국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 각국에서 평화 수호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묵묵히 임무수행하고 있는 해외 파병 장병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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