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화력 여전사로 새롭게 태어나다

입력 2014. 08.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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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한민국 육군 포병 최초의 여군 대위로 인생의 새로운 길이자 도전의 길을 걷고 있다. 장교로 부푼 꿈을 안고 육군 공병소위로 임관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5년 동안 야전을 경험한 육군대위가 됐다. 그러나 지금 나의 오른쪽 가슴에 달린 병과 마크는 공병이 아닌 포병 마크다.

 사실, 임관 당시에는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공군 현역)의 모습이 멋져 보여 군에 대해 많은 고민 없이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공병에서 포병으로의 전과는 나에게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엄청난 고민을 했다.

 전과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왜 포병으로 바꿨는지다. 포병이란 세밀하고 꼼꼼해야 하며, 360도를 20분의 1로 환산해 6400㎜란 숫자를 생각하고 1㎜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병과다. 포병은 전쟁의 신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병과다. 이러한 세밀하고 꼼꼼한 직무에 여성의 섬세함을 더해 포병의 정밀함을 발휘한다. 나의 선택은 틀림없었다.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5년 동안 군 생활했지만 전과반 교육을 받기 위해 입교한 포병학교에서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어려운 포병 용어가 익숙지 않아 늦은 밤까지 교범 부록을 모두 적어 보기도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단 3명의 전과반 교육생이지만, 3000명의 가치로 빛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학교장님을 비롯한 여러 교관님들 덕분에 두려운 마음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지금 나는 설렌다.

 지금의 전과 교육은 앞으로 포병 여군장교로서 군 생활의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사격지휘·전포·측지 등 포병 전술전기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Understand)하고 사랑(Love)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갈망(Eager)하면 모두가 행복(Happy)해진다는 뜻을 지닌 ‘우레(Uleh)’라는 포병학교 문화는 그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교육생 모두는 학교장님과 함께 이른 아침부터 포병의 열정과 화력을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를 입고 ‘우레송’을 부르며 뜀 걸음을 한다. 포병병과에 이제 갓 입문했지만 나 또한 포병에 대한 열정을 느낀다. 나는 오늘도 화력 여전사로서 각오와 다짐을 새롭게 한다. “우레! 우레! 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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