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국가
빅터 차 지음/김용순 옮김/아산정책연구원 펴냄
"아시아 안보전문가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이 학살에 가까운 정책과 경제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중국과 마주한 국경, 미국의 상대적 무관심 등을 꼽는다."
“당신이 내일 아침 신문을 볼 때나, 아침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을 켰을 때 북한이 붕괴했다는 헤드라인을 접한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또한, 심각한 체제 위기에 대한 나의 예측을 넘어,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에도 북한이 건재하다 해도 그 또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북한의 운명에 대한 예측은 그만큼 쉽지 않다. 이 점에서 북한은 진정으로 ‘불가사의한 국가’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이자 조지 부시 전(前) 대통령의 고문으로 재직했고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냈을 만큼 아시아 안보 문제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 아시아 안보전문가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북한에 대한 저작을 내놨다. 저자는 책을 통해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치밀하게 분석해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을 비롯한 각국에서 시행하는 강경한 대북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런 전문가에게도 북한의 향후 행보를 전망하는 일은 쉽지 않은가 보다. 그러면서 북한은 ‘불가사의한 국가’라고 규정짓는다.
저자는 북한이 학살에 가까운 정책과 경제적 실패에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 북한을 생존하게 하는 주변국의 상황, 한반도의 군사능력 등을 구체적인 자료와 저자 자신의 경험 등을 통해 꼼꼼하게 짚는다. 그리고 북한이 이렇게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지도자나 정권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중국과 마주한 국경, 미국의 상대적 무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면 저자가 얘기하는 북한 대응법은 무엇일까? 우선 유엔은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인권 범죄에 대해 지속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은 모든 북한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는 2005년 9월 미 재무부가 마카오 은행에 주의를 권고해 마카오 은행 당국이 북한의 예금 계좌를 동결했을 때와 2014년 2월 유엔 인권조사위원회가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했을 때 북한이 허를 찔려 쩔쩔맸던 상황을 목격한 저자의 경험에 기초한 조언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북한은 핵무기는 무용지물일 뿐이며, 안보·인권·경제 등을 포함하는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협상 과정만이 유일한 출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700쪽이 넘는 분량이라 읽기에 만만치 않지만, 북한 문제에 관심 많은 이들이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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