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이끌 트렌드 예측서 봇물
아직 12월도 되지 않았는데 출판계는 벌써 내년 준비가 한창이다. 2015년 트렌드 예측서가 잇따라 출간된 것도 ‘내년 준비’라는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겠다. ‘라이프 트렌드 2015’와 ‘트렌드 코리아 2015’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가 대표적인데 트렌드 예측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이들은 비슷한 듯 다르다. ‘3책(冊) 3색(色)’이랄까?
친근하기로는 ‘라이프 트렌드 2015:가면을 쓴 사람들’이 앞선다. 딱딱한 지표와 통계 대신 우리 일상을 관통할 핫 트렌드를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생활·문화 전용 트렌드서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셀카봉으로 사진을 즐겨 찍고 SNS를 통해 일상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공개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과 그런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다룬 ‘가면을 쓴 사람들, 가면에 지친 사람들’ ‘식탐사회, 특별함을 먹다’ ‘잠들지 않는 대한민국, 시간을 팝니다’ 등 에세이처럼 쉽게 읽히는 22개의 주요 트렌드를 통해 우리 삶의 다양한 변화와 그 배경, 전망까지 한 눈에 조망하게 해주는 점이 돋보인다.
반면 ‘대한민국 청춘 멘토’라는 별명을 가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부 교수 등이 쓴 ‘트렌드 코리아 2015’는 좀 더 경제적인 관점에서 트렌드를 바라본다. 선택 과잉의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 소비자들의 태도를 다룬 ‘햄릿 증후군’에서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커머스와 개인 컨설팅 서비스 등의 등장을 예고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럭셔리의 끝, 평범함’ 현상에서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로 일관한 스티브 잡스의 패션을 예로 들면서 가장 평범한 것이 오히려 주목받고, 얼마나 갖느냐보다 얼마나 여유 있느냐가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른다며 럭셔리를 대체할 평범한 제품의 유행을 점친다. 또 ‘꽃보다 시리즈’ ‘명량’ ‘빙수전문점’ ‘스냅백’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컬래버레이션 가요’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 직구’ 등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도 선정해 이들 상품의 히트가 의미하는 바를 분석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는 KOTRA에서 발간한 책답게 해외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파는 러시아의 안티 카페, 크레인으로 식당을 들어 올려 지상 50m 위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한 벨기에의 식당 등을 통해 평범한 식사를 거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또 미국의 장 보는 남성, 중국의 호모 모빌리스, 손자를 위해 지갑을 여는 일본의 이쿠지이 등 불황에도 두툼한 지갑을 열어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는 이들, 멋보다 편안함을 추구하고 옷보다는 몸매를 중시하는 세계 패션의 흐름도 소개한다. 해외 트렌드 변화를 통해 국내 상황을 두세 걸음 앞당겨 전망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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