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금융회사가 문을 닫는다면?
예금보험공사가 원리금 지급
저축이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미래 어느 날 필요할 때 쓰기 위해 모아놓는 것이다. 그렇게 저축한 돈을 금융회사에 맡겨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정해진 이자를 받아 돈을 불리기 위한 금융 행위가 바로 예금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저축은행 같은 금융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어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금융회사에 예금했다면 우리 돈은 어떻게 될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회사가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금융회사에 돈을 맡긴 예금자들도 불안해서 앞다퉈 돈을 찾으려 들게 될 것이고, 금융회사들은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을 거둬들여 예금자들에게 돌려주려 하게 되어 급기야는 돈을 빌려 쓴 이들 모두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돈을 맡긴 이들과 빌려 쓰는 이들이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예금자들이 금융회사에 맡긴 돈을 서로 찾으려 드는 예금인출 사태를 '뱅크런(Bank Run)'이라고 하는데, 뱅크런이 발생하면 국가 전체가 경제위기를 맞게 되기 쉽다.
그래서 국가는 금융거래의 안전을 법제화하여 보험 성격의 예금자 보호제도를 만들고 금융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예금을 대신 지급하고 있다. 우리가 거래하는 금융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예금을 되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원금과 이자를 포함하여 5천만 원까지 돌려주도록 법제화한 금융거래 안전장치가 예금자보호제도이다.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금융회사는 예금자들이 맡긴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보험을 들게 되어 있고, 예금보험에 가입한 금융회사가 예금 지급 정지 명령, 영업 인(허)가의 취소, 해산 또는 파산 등으로 고객의 예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예금보험공사는 미리 걷어 두었던 예금보험료를 재원으로 1인당 5,000만 원까지 원금과 소정의 이자(이하 '원리금')를 대신 지급해주는 것이다.
서민금융회사라 할 수 있는 농·수협지역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는 예금자 보호법이 아닌 각각의 중앙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보호기금을 통해서 예금자 보호법에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예금을 보호한다. 농·수협 지역조합의 경우에는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 안전기금', 신용협동조합은 '신용협동조합 예금자보호기금'에 의해 예금·적금·공제금의 원리금(원금과 이자)을 합하여 1인당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보호하는 것이다.
5천만 원씩 나눠 관리하면 안전
그러니 여러분은 은행이건 보험이건 돈 떼일 걱정 없이, 안심하고 예금 거래를 해도 된다. 예금자보호의 한도는 금융회사당 5천만 원이니,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예금하려면 다른 금융회사에 나누어 예금하면 된다.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금융상품은 대부분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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