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천안함 순직 아들의 바람…2함대 앞서 5년째 식당

입력 2015. 03. 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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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유의자씨 “내가 죽으면 아들이 살아올까요?”


 “아들의 말 한마디에 부산에서 여기까지 왔네요. 2함대 앞에서 식당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천안함 피격사건 5주년을 사흘 앞둔 23일 故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 유의자(64)씨는 해군2함대 근처에 식당을 낸 사연을 얘기하며 울먹였다.
 
 2함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포승읍 원정리 한식당 ‘석정’은 가슴에 묻은 아들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문 원사는 백령도로 훈련 간다며 천안함에 승선하기 전 어머니에게 2함대 앞에서 식당을 내보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부대앞에 식당이 멀어요. 엄마는 남한테 주는 것 좋아하고 음식도 잘 하니까 한번 해보세요.” “3월말 훈련을 마치고 돌아올때 쯤 평택으로 올라가서 가게 자리 한번 알아볼게.”
 
 유씨는 그때 아들과의 대화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2함대 주변의 천안함 유족들은 하나 둘 떠나갔지만 아들의 바람 한마디가 30년 정들어 살았던 부산을 떠나 평택에 정착하게 했다.
 
 천안함 피격 이듬해인 2011년 5월 2함대 근처에 식당을 차렸고, 지난해 4월 2함대에 더 가깝고 자리(50명 식사 가능)도 넓은 지금의 가게로 옮겼다.
 
 유씨는 짧은 머리의 손님이 들어오면 군인이냐고 묻는게 버릇이다.
 
 “손님들에게 계란프라이를 1개씩 드리는데 군인이라고 하면 2개씩 줍니다. 군인에게는 공기밥 추가 비용도 안 받아요.” 문 원사가 계란프라이를 유난히 좋아해 군인들에게는 서비스로 꼭 계란프라이를제공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문 원사가 좋아했던 계란프라이, 문어, 삼겹살은 입에 잘  대지 않는다. 아들 생각이 더 나기 때문이다.
 
 쉬는날 유씨는 남편이 있는 부산에 가기보다 2함대를 자주 찾는다.
 
 부대내에 전시된 문 원사의 군복과 모자를 보면 위안이 된다고 유씨는 전했다.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한해 한해 갈수록 빈자리가 커지기만 합니다. 내가죽으면 아들이 살아 돌아 올수 있을까요?”유씨는 26∼28일 가게문을 닫고 아들이 묻힌 국립대전현충원과 백령도 천안함위령탑을 찾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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