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연결하는…
결속, 단단했고…
동맹, 굳건했다…
美 2전투항공여단과 화포·장비 인양절차 숙달
시누크 헬기 2기, 우리군 105㎜ 견인포 인양
원팀 이룬 한미 장병 ‘파이트 투나잇’ 태세 유지
세종서 충남 공주 일대까지 실거리 훈련 이상무
6·25전쟁 당시 미군 군마(軍馬) ‘레클리스(Reckless)’는 산악지역에서 전쟁 물자를 운반하는 임무에 탁월했다. 레클리스는 1953년 3월 경기 연천군 일대에서 미 해병대가 중공군에 맞서 싸운 ‘네바다 전투’에서 수십 차례 가파른 고지를 오르내리며 4톤 이상의 탄약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유사시 아군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토대가 된다. 70여 년 전 레클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현대전에서 사람의 힘으로 옮기기 힘든 장비·탄약을 옮길 때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존재가 항공기다. 산이 많은 한반도 지형을 고려할 때 항공전력을 이용한 무기·탄약 수송은 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 한미가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세종시와 충청남도 일대에서 전개한 연합 견인포 인양훈련에서 그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최한영/사진=이윤청 기자
105㎜ 견인포 의장부터 연결까지 일사천리
9일 오전 세종시 일대 훈련장에 모인 육군2신속대응사단 장병들이 105㎜ 견인포 2문 의장(공중보급 화물을 규격화한 다음 항공기에 결속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에 한창이었다. 장병들은 헬기와 견인포를 연결할 굵은 와이어 ‘슬링(Sling)’ 곳곳을 테이프로 감싸고, 인양에 필요한 길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테이프와 밧줄 등을 이용해 견인포에 단단히 결속했다.
의장이 끝나자 훈련장 상공에 미 육군 CH-47 시누크 헬기 2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누크 헬기가 인근에 착륙하자 외부화물검사 확인과 미군 승무원에 의한 헬기 탑승 장교·부사관 대상 브리핑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시누크 헬기가 이륙해 견인포 바로 위 저공에서 ‘호버링(Hovering·제자리비행)’하는 동안 2신속대응사단 장병들이 손을 뻗어 헬기 하단 금속 고리에 슬링 고리를 결합했다.
우리 군 장병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탈하자 견인포를 매단 헬기들이 나란히 날아올랐다. 포신을 앞으로 향한 견인포들을 각각 매단 헬기들이 금세 눈에서 사라졌다. 전시 지상 보급로가 막혀도 헬기를 이용해 빠르게 적을 분쇄하는 데 필요한 화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행을 마친 헬기가 다시 훈련장 상공에 나타나자 장병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헬기가 저공에서 호버링하면서 헬기에 매달린 견인포 바퀴가 바닥에 닿은 것이 확인되자 승무원들은 인양에 사용했던 슬링 고리를 기체에서 풀었다.
훈련장에서 대기하며 훈련 상황을 지켜보던 미군 장병이 우리 군 장병과 악수를 나누고는 헬기 탑승을 위해 이동했다. 훈련을 마친 헬기가 한층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훈련장을 벗어나자 우리 군 장병들이 다시 견인포로 이동해 인양과 공중 기동으로 인해 손상된 곳은 없는지 상태를 꼼꼼하게 살폈다. 각 견인포는 이륙 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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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전투수행능력 유지
2신속대응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2전투항공여단이 전개한 훈련은 한미 연합작전에 필요한 화포·장비 인양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열렸다. 훈련에는 우리 군 105㎜ 견인포 2문과 미군 시누크 헬기 2대, 김정민(중령) 천호대대장을 비롯한 2신속대응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일반항공지원대대 등 양국 장병 40여 명이 참여했다.
한미 장병들은 8일 견인포 인양 실거리 기동 전 예행연습을 완료했다. 김 대대장이 주관한 사고예방교육 후 한미 합동으로 의장을 끝낸 견인포 안전 검사를 마쳤다. 이후 시누크 헬기와 견인포를 연결하고 훈련장 일대에서 제자리 비행과 선회 비행을 하며 인양 능력을 숙달했다.
한미는 헬기와 견인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지상 요원들이 항공기 고리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 우리 군이 지상에서 원형 고리를 시누크 헬기 승무원에게 전달해 연결하는 방식 등을 실험했다. 이를 통해 신속하고 안전한 결속 방식을 확인했다.
9일 진행된 실거리 기동 훈련에서는 견인포를 헬기와 연결한 다음 안전 검사까지 마치고 세종시에서 충남 공주시 정안면 일대까지 왕복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김수원(중령) 2신속대응사단 군수참모 등이 헬기에 탑승해 비행 시 견인포 결속상태 등을 계속 점검했다.
훈련 참가자들은 공중으로 견인포를 목적지까지 옮기는 훈련이 전시 발빠른 화력지원을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신속대응사단 전투근무지원대대 황정필(상사) 검수/적송1반장은 “미군과 함께 훈련하며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사단 작전 특성에 맞는 견인포 인양 능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유사시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할 수 있는 전투수행능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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