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부대 생존성 보장을 위한 대드론 대응체계 발전방향

입력 2025. 12. 09   15:02
업데이트 2025. 12. 0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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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소령 육군지상작전사령부 화력여단
김현민 소령 육군지상작전사령부 화력여단



‘우크라이나 44포병여단은 지난 7월 29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일대에서 드론정찰로 표적을 획득해 포병 화력을 이용, 정밀타격을 가해 러시아군 곡사포 3문과 차량 1대를 파괴했다’. 

위 사례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존 전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놨다. 특히 소형·상용드론의 확산은 포병 전력의 생존성 보장과 화력 지원 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미래 전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포병은 화력 투사 직후 적의 타격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사격진지 점령·이탈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술적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이 취약시간대를 노려 적 드론이 실시간 영상정찰·표적획득·화력유도·타격 시 우리 군에 치명적 위협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포병부대의 대드론 대응체계는 걸음마 단계로 북한의 드론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대드론 대응체계 발전이 시급하다.

첫째, 기만·위장·전자전(EW)을 결합한 종합적인 은폐시스템이 요구된다. 기만용 더미 자주포 및 방렬 위장막, 다열 연막탄 등 물리적 기만수단을 배치해 부대 위치 노출을 억제하는 동시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기·통신 재밍장비 등과 함께 전자전 장비의 전술적 연계 운용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 다중 센서 기반의 탐지·식별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 기존 포병 관측체계에 더해 소형 대드론 레이다, 적외선·열영상카메라, 음향탐지체계 등을 통합한 탐지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관측병 교육 또한 기존 목표물 식별에서 나아가 저고도 드론의 조기 식별 및 추적 능력을 중점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셋째, 소형 무기체계 통합운용 및 신속 타격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한국형 전술 드론킬러 시스템(레이다, 전자전, 레이저무기 등을 결합한 복합체계)을 도입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를 ‘포대급 전술훈련 지침서’에 반영해 부대별 실시간 활용이 가능토록 하고 ‘드론 대응 운용절차(SOP)’ 반복훈련을 통한 임무 숙달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포병작전 전술’ 재정립이 필요하다. 부대 기동 중 노출을 최소화하고, 사격 후 신속한 재배치·분산배치 등 적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포병부대의 생존성 보장’은 아군 전투력 발휘의 전제조건으로, 적 드론이라는 새로운 위협 속에서 포병의 화력 우위를 지키기 위한 근본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 드론은 더 이상 ‘하늘의 눈’에 머물지 않는다. 하늘에서 포병을 감시하고 타격하는 ‘하늘의 창’이 된 지금, 포병의 생존성을 높이고 적을 압도하는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방패 역시 새로운 진화를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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