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군사전략·첨단 기술·산업정책 연결 ‘국방 인재 허브’

입력 2025. 12. 09   15:37
업데이트 2025. 12. 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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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41. 스마트 강군 시대, K방산 생태계 혁신을 견인할 국방대의 새로운 역할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내년 설립
기술전문가·전략가 융합 인재 산실로
주요 국방 기술 연구기관과 협업체계
군 운용개념과 실제 작전환경 연결
K방산 미래 이끌 실전형 리더 양성

 

1955년 창설 이래 주로 군사전략·안보정책 교육의 군 내 최고기관이자 국방부의 기본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한 국방대는 시대 요구에 부응해 국방 기술 발전과 K방산 생태계 혁신의 핵심 허브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국방대 전경.
1955년 창설 이래 주로 군사전략·안보정책 교육의 군 내 최고기관이자 국방부의 기본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한 국방대는 시대 요구에 부응해 국방 기술 발전과 K방산 생태계 혁신의 핵심 허브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국방대 전경.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세계는 이미 민간 기술과 벤처 역량을 국방 혁신의 핵심 축으로 활용 중이며, 미국의 팔란티어와 안두릴은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이들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국방 분야 의사결정 과정을 혁신하고, 수백 개의 방산·보안기업 탄생의 모태 역할을 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자산이자 추동력으로 기여하고 있다. 정리=윤병노 기자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국방혁신단(DIU·Defense Innovation Unit)을 설립하고 민간 기술을 군이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등 획득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반면 K방산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여전히 관(官) 주도여서 혁신이 절실하다. 민간 기술을 활용한 상용제품(COTS·Commercial On-The-Shelf)의 저가·신속 획득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제도·규범·조직문화 측면에서 여러 제약요소가 많다. 이에 따라 혁신적 민간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시장 진입이 상당히 어렵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비정형·비대칭 전장환경의 확대 등 외부 요인으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기존 국방 획득방식은 문제 해결을 더욱 힘들게 한다. 바로 이런 연유로 최근 K방산 수출이 양적으론 호황을 맞고 있지만, 구조적 혁신 없이는 성과를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K방산은 변화된 전장·방산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성·신속성·강건성을 갖춘 생태계로의 혁신이 시급하다.

K방산 생태계 혁신을 위해선 제도 개선과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혁신을 이끌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는 K방산 생태계 혁신의 성공이 미래전을 이해하고 기술을 활용해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융합형 국방 인재, 민·군 기술의 간극을 메울 수 있도록 산·학·연을 두루 섭렵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군사전문가를 다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 국방대가 진가를 발휘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강의 중 조를 나눠 토의하고 있는 국방대 재학생들.
강의 중 조를 나눠 토의하고 있는 국방대 재학생들.

 


국방대는 1955년 창설 이래 주로 군사전략·안보정책 교육의 군 내 최고기관이자 국방부의 기본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시대 요구에 부응해 국방 기술 발전과 K방산 생태계 혁신의 핵심 허브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구비하고 있다. 특히 2026년 국방대에 설립돼 KAIST와 공동 운영계획인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첨단과기사)’는 그런 역할 확장의 중요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첨단과기사는 장교 후보이면서 과학자나 엔지니어를 꿈꾸는 인재들이 함께 생활하며 배우고 연구하는, 이스라엘의 탈피오트(Talpiot·이스라엘의 엘리트 과학기술 전문 장교 프로그램)를 벤치마킹해 만든 융합형 교육 플랫폼이다. AI·로봇·양자·우주 분야 기술을 실제 군사 문제와 연계해 고급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국방대가 ‘전략·작전개념을 이해하는 기술전문가’와 ‘기술 기반 혁신을 설계할 수 있는 전략가’를 동시에 양성할 수 있고 또 길러 낼 계획이다.

국방대가 국방과학연구소·국방기술진흥연구소를 비롯한 주요 국방 기술 연구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K방산의 혁신·도약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이는 미국 DIU와 유사한 국내형 혁신 플랫폼으로, 벤처·스타트업 기술의 발굴·검증·실증·사업화까지 일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더불어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민간에 알려 많은 우량 중소·벤처기업이 그런 기술 개발에 참여토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소통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구상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국방대는 군의 운용개념과 실제 작전환경을 연결함으로써 기술 실증과 군사적 타당성 평가의 중심적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예컨대 AI 기반 표적식별 기술, 자율주행 무인체계, 원격정찰시스템 등의 기술이 실제 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국방대의 연구진·학생, 이런 프로젝트와 관련된 소요 군(軍) 및 벤처·스타트업을 포함한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평가·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체계가 완성되면 국방대는 단순한 교육·연구기관을 넘어 ‘군 실증 테스트베드(Test Bed: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검증하는 공간이나 시스템)’ ‘작전개념연구센터’ ‘기술·전략 연계 브리지’라는 3가지 핵심 기능에다 중소·벤처기업들이 군의 소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을 신속히 군사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주는 조력자 역할까지 하게 된다. 이는 국방대가 군기관이자 교육·연구기관이어서 보안과 신뢰성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개방성도 확보할 수 있는 비교 우위를 갖고 있기에 가능하다.

K방산이 지속 성장하려면 그 분야를 이끌어 갈 전문가 풀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이에 국방대가 군 장교뿐만 아니라 민간연구자·대학원생·벤처창업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함으로써 미래 방산을 이끌 실전형 리더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나아가 군 관련 기관, 국내 유수 대학과의 공동 교육·연구체계를 통해 군사전략, 첨단 기술, 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세계적 수준의 국방 인재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사진=국방대 제공


김영호 국방대학교 총장 직무대행
김영호 국방대학교 총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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