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여덟 독수리
날았다, 하나 되어
가슴속에 품은 자부심
그렸다, 창공 위에
국산 초음속 항공기 8대 24개 고난도 특수기동
자긍심 담을 수 있는 태극기동 특별한 애정
오차 없는 편대비행 화려한 비상 약속
매년 국군의 날을 비롯한 각종 군 행사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올스타전, 그리고 각 지역의 굵직한 축제까지. 고요한 하늘을 가르는 굉음과 함께 시선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공군53특수비행전대 ‘블랙이글스’다.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B로 선보이는 이들의 비행은 단순한 곡예를 넘어선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편대비행은 대한민국의 높은 기술력과 국방력을 상징하며 국민에게는 자긍심을, 세계에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린다. 이 눈부신 비행의 최선두에는 8대의 편대를 이끄는 1번기 조종사이자 팀장인 임석훈 소령이 있다. 임 소령을 만나 블랙이글스 팀원들의 숨은 노력과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휴먼다큐 ‘군인이 좋다’ 시리즈는 국방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콘텐츠로도 만나볼 수 있다. 배지열 기자/사진=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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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초음속 항공기 8대의 위용
1966년 창설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 에어쇼에 참가하며 우리나라 공군 조종사의 뛰어난 기량과 국산 장비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해외 에어쇼에서는 수많은 해외팬이 몰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블랙이글스를 이끄는 팀 리더, 1번기 조종사 임석훈 소령은 “8대의 최선두로서 이륙부터 에어쇼를 소화하고 착륙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자신의 임무를 소개했다.
블랙이글스는 총 24개의 고난도 특수기동을 선보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빅토리(Victory) 대형에서 360도 회전하는 ‘웨지 롤(Wedge Roll)’ △수직 상승 후 강하하며 폭포수처럼 8개 방향으로 흩어지는 ‘레인 폴(Rain Fall)’ △다섯 갈래로 솟구치듯 분리하며 난을 형상화하는 ‘오키드(Orchid)’ 등이다.
그중 임 소령이 가장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태극기동’. 그는 “대한민국을 잘 알릴 수 있고, 우리만 할 수 있는 기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 특수비행팀이 따라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만 느낄 수 있는 자긍심까지 담을 수 없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독보적인 기량을 갖춘 블랙이글스는 유수의 해외 에어쇼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2012년 영국 와딩턴 국제에어쇼와 리아트 에어쇼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고, 2023년 호주 애벌론 에어쇼 종합 최우수상까지 거머쥐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블랙이글스의 완벽한 비행에는 든든한 국산 장비의 성능도 한몫한다. 특히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한 에어쇼 전용기 T-50B는 블랙이글스에 특별함을 더한다. 세계에서 국산 초음속 항공기 8대로 에어쇼를 펼치는 팀은 오직 블랙이글스뿐이다. 미 공군특수비행팀 선더버드도 블랙이글스보다 적은 F-16 전투기 6대로 구성돼 있다. 또한 조종사가 높은 중력가속도 때문에 의식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비행복 ‘지슈트’를 비롯해 다양한 장비가 안전한 비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동료도, 가족도 함께 완성하는 비행
임 소령은 지난해 6월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 블랙이글스에 합류했다. 대한민국 대표 특수비행팀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일정 비행시간을 채워 편대장 이상의 자격을 갖추는 것은 물론 필기시험과 화상면접, 주변평가 등 여러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마지막 관문인 기존 팀원 전원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만 블랙이글스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임 소령은 “블랙이글스 8명의 조종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인원이 없다. 그래서 팀원들의 컨디션 관리나 팀원 간 화합이 어떤 부대보다 중요하다”며 “사소한 문제라도 에어쇼에서 곧바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팀장으로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팀원 간 소통과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리더의 세심한 배려와 뛰어난 리더십 덕분에 후배 조종사와 정비팀 모두 임 소령을 깊이 신뢰하고 따른다. 8번기 조종사인 신준수 소령은 “저에게는 든든한 큰 형 같은 분”이라며 “업무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언제든지 물어보고 찾아갈 수 있는 친근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행에 앞서 함께 1번기 기체 내외부를 점검하며 임 소령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기장 강상호 상사는 “리더기가 결함이 나면 행사 자체를 못 하게 된다”며 “저도 1번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만큼 임 소령님이 하고 싶은 비행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돕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임 소령의 가족을 향한 애틋함도 남다르다. 내년이면 결혼 10년 차를 맞는 아내와 올해로 여덟 살이 된 쌍둥이 아들의 사진이 부대 복도 게시판에 걸려 있다. 그는 “가족은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사랑하는 존재”라며 “항상 안전하게 비행하는 것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소령은 2026년에도 계속될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비상을 약속했다.
“초음속 국산 항공기와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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