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분노·실망에 군 쇄신으로 답할 것”

입력 2025. 12. 02   17:21
업데이트 2025. 12. 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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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장관 ‘12·3 비상계엄 1년 담화’
국민 위험 빠뜨리고 장병 상처에 사과
내란 청산 앞에 적당주의 설 자리 없어
‘국민의 군대’ 재건 험로에 최선두 설 것

 

2일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담화를 발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사진은 지난달 14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 발표 모습. 한재호 기자
2일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담화를 발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사진은 지난달 14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 발표 모습. 한재호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일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변명보다 성찰로 답하겠다”며 강력한 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또 당시 군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장병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 등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공식 사과했다.

안 장관은 ‘12·3 비상계엄 1년’을 하루 앞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 1년 담화’를 올리면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하는 용기를 택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장관은 “대한민국 헌정이 벼랑 끝에 섰던 12월 3일, 그 혹독한 겨울로부터 딱 1년을 앞두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12월 3일은 국민주권의 승리를 역사 속에 각인한 날이기도 하다”며 “제아무리 총칼을 동원하더라도, 오만무도한 권력은 결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또 한 번 증명해 보인 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군을 대표하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안 장관은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이 내란에 연루돼 도리어 국민 여러분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장병 대다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점,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단 침탈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 점에 대해 군을 대표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64년 만의 문민 장관이자 국민주권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으로서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렸다”며 군 지휘부 쇄신, 합참의장과 삼군 총장의 내란 공식 인정 및 사과 등 그동안의 노력을 소개했다.

안 장관은 “내란 종식과 문민통제 확립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종일관 전력을 다했다”며 “엄격한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해 정치와 군 사이 무너진 금단의 경계를 다시 세우고, 우리 군의 안보태세 강화에 진정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그럼에도 내란 속에 ‘일진일퇴(一進一退·한 번 앞으로 나아갔다 한 번 뒤로 물러섰다)’를 반복하고 있다며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군 쇄신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안 장관은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하늘의 그물은 굉장히 넓어서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놓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은 결코 국민의 그물을 벗어날 수 없다”며 “내란 청산의 험산준령 앞에 ‘적당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2·3 내란의 토양은 5·16 군사정변, 12·12 쿠데타, 5·18 광주 학살 등 우리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부족했던 성찰과 적당한 타협에 있었다”며 “마침표를 찍지 않고서는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듯이 반복된 과오를 직시하지 않고서는 군의 명예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장관은 “군이 먼저 스스로 힘으로 바로 선 이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자세로 다시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구하겠다”며 “국방부 장관이자 오랫동안 국민 곁에서 숨 쉬어 온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군 역시 도도한 강물처럼 ‘국민의 군대’라는 바다를 향하여 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 장관은 “군심과 민심이 일치되는 날, 비로소 국민의 군대는 더욱 강력한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며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는 험로의 최선두에서, 오늘도 조국의 강토와 산천을 수호하는 우리 장병들과 함께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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