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쟁의 승패는 데이터 통합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해양·공중·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전 영역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통합·활용하느냐가 전장의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군이 JADC2(합동 전영역 지휘통제)를 통해 분산된 데이터를 가상의 데이터 레이어로 실시간 통합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형 지휘통제체계(KCCS) 역시 데이터 중심의 지능형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각 군과 무기체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이질적이고 파편화돼 있어 물리적 통합만으로는 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열악한 통신 환경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대역폭을 소모하며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의사결정에 치명적 지연을 초래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온톨로지와 데이터 가상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온톨로지는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의해 단순한 나열을 넘어선 의미적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데이터 가상화는 데이터를 실제로 이동시키지 않고도 한곳에 모여 있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접근·활용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온톨로지 기반의 한국형 임무공간 개념모델(CMMS-K)이 산·학·연 주도로 프로토타입 형태로 개발 중이다. 하지만 CMMS-K가 KCCS에 지능을 불어넣는 진정한 두뇌가 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진화와 도약이 필요하다. 팔란티어의 온톨로지와 데이터 가상화 기술이 전 세계에 분산된 미군의 전장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한 것처럼, CMMS-K 역시 데이터 가상화 기술과 결합한 실시간 통합 데이터 레이어로 발전해야 한다. 이는 개념 모델을 넘어 실시간 운영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살아 있는 디지털 트윈’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진화한 CMMS-K는 열악한 통신 환경에서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대역폭 부담을 줄여 전 영역의 모든 전투원에게 실시간에 가까운 공통작전상황도(COP)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기반 예측·분석으로 결심주기를 단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으로 불확실성을 줄여 최적의 결심지원도 가능하다.
CMMS-K의 진화는 한국군이 지능형 지휘통제체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발걸음이다. 온톨로지와 데이터 가상화 기술을 결합한 실시간 통합 데이터 레이어는 KCCS에 생명을 불어넣어 우리 군이 미래 전장에서 압도적인 정보 우위를 확보하는 데이터 중심 강군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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