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기본권을 가진 소중한 존재지만 환경에 따라 그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는 환경에 따른 격차를 좁히고 소외된 지구촌 어린이들이 희망을 키워나가도록 돕고 싶었다. 그러던 중 국군간호사관학교 멘토십 프로그램을 통해 ‘월드프렌즈’라는 국제개발협력 비정부기구(NGO)를 알게 됐다. 이어 동기 및 선배들과 함께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라오핑’의 일원으로 10일간 라오스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라오핑’은 2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됐으며, 부팀장 역할을 맡게 됐다.
우리는 라오스 나폭 지역 초등학교에서 위생 교육을 하고 학교 환경을 정비했다. 아이들이 손 씻기와 구강 관리 방법을 오래 기억하도록 현지 언어로 노래·율동을 만들어 가르치고, 수돗가에서 체험식 교육을 진행했다. 다음 날 배운 대로 손 씻고 양치하는 아이들을 보며 작은 행동 하나가 아이들의 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환경 정비 간에는 학교 외벽을 재도색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은 쏟아졌지만 깨끗해진 교정을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모든 수고를 잊게 했다. 우리가 칠한 하얀 페인트가 아이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작은 돛단배가 돼 주기를 바랐다.
라오스를 떠나기 전날에는 봉사활동을 함께한 라오스 친구들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교류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K팝 공연과 태권도 시범,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을 통해 우리 문화를 소개했고, 라오스 친구들은 그들의 전통춤과 노래로 답했다. 그 짧은 시간의 교류가 서로를 한층 가깝게 묶어줬다. 특히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그들이 보인 눈물은 10일간 만남이 그들에게도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느끼게 했다. 봉사는 단순히 도움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진정한 교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외에서의 활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라오핑 팀원들을 더 단단해지게 했다. 부팀장으로 팀 분위기와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라오핑을 라오핑답게 만드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한 ‘우리 모두’였다. 정전과 단수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더 나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밤늦도록 교안을 고치고, 플래시 불빛 아래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단원들의 에너지가 이 봉사활동을 완성했다.
지금껏 ‘봉사는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받았다. 위생교육 후 아이들이 보여준 변화, 함께 땀 흘리며 만들어낸 학교 외벽, 문화적 차이를 넘어 이어진 우정은 그 어떤 보상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혹시 해외봉사를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주저 말고 도전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봉사는 함께한 모든 이의 삶에 오래 남는 ‘선물’이며 자신의 시야와 가치관을 넓힐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