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아닌, 조선인도 아닌 어머니를 말하다

입력 2025. 12. 01   15:58
업데이트 2025. 12. 01   16:03
0 댓글

일제강점기 다우치 지즈코 실화 ‘공생, 원’ 11~14일 공연…
배역별 전담 수어 통역사·한국어 자막 모니터에 스마트안경도 도입

 

국립극장 음악극 ‘공생,원’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국립극장 음악극 ‘공생,원’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일제강점기 당시 부모 없는 조선인 아이들을 길러 낸 일본인 여성 윤학자의 감동 스토리가 음악극으로 제작돼 무대에 오른다.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되는 ‘공생,원’은 아동 사회복지기관인 공생원을 배경으로 윤학자와 공생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공연으로 기획된 ‘공생,원’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리의 딸이었던 다우치 지즈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창씨개명과 조선인 차별이 일상화돼 있던 그 시절, 다우치는 조선인 남성 윤치호와 평생 가약을 맺는다. 이어 ‘윤학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택하고, 조선인 고아들을 돌보는 공생원을 운영한다.

작품은 공생원에서 자란 ‘범치’의 회고로 시작된다. 그 속에는 시대의 갈등 속 공생원을 지키기 위해 윤학자와 가족이 감내해야 했던 압박과 갈등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일본 대신 조선에 남기로 결심한 윤학자는 주변의 의심과 경계에도 아이들과 함께 격변의 시간을 버티며 공생원의 버팀목이 된다.


(왼쪽부터) 배우 송상은, 배우 박미용, 배우 임진웅, 연출 김달중
(왼쪽부터) 배우 송상은, 배우 박미용, 배우 임진웅, 연출 김달중



김달중 연출가는 ‘범치’의 내레이션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비선형적 구조를 구현해 냈다. 이어 원형 회전무대에서 윤학자가 선택한 삶의 무게와 치열한 결단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윤학자 역은 배우 송상은과 박미용, 내레이터 범치 역은 배우 임진웅이 연기한다.

이번 공연에선 일괄 수어 통역이 아닌 배역별 전담 수어 통역사 6명을 배정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몰입도 있게 전달한다. 또한 국립극장 최초로 스마트안경을 도입, 관객이 착용한 기기에서 무대 상황과 대사가 실시간 자막으로 제공된다. 무대 양옆 모니터에는 극 중 일본어 대사가 한국어 자막으로 송출되며 음성수신기에서 폐쇄형 음성 해설도 제공돼 시각장애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R석 4만 원, S석 3만 원.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로 하면 된다.

노성수 기자/사진=국립극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