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23경비여단, 지·해·공 합동 야간사격훈련

입력 2025. 11. 12   17:05
업데이트 2025. 11. 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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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뚫고 한 발 '일발필중'
불 밝히고 타격 '일격필살'

칠흑 같은 밤, 육군항공·해군·해경과 합동작전
500MD 헬기 4대, 토우 대전차미사일 적 함정에 발사
지상에선 K4·발칸, 해상표적 향해 일제히 사격
박격포 조명탄 힘입어 ‘상륙 시도 무력화’ 임수 완수

 

11일 밤 강원 강릉시 옥계해변. 어둠이 내려앉은 해변이 전장의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육군3군단과 23경비여단이 육군항공, 해군·해경과 함께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원거리부터 근해·접안지역까지 단계별로 차단하는 절차를 점검하는 ‘지·해·공 합동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조명탄이 밤하늘을 가르고, 드론·헬기·박격포·함정이 하나로 연결된 이날 훈련은 다양한 전력이 전시에 함께할 때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 줬다. 글=박상원/사진=이윤청 기자

 

육군23경비여단 장병들이 11일 밤 강원 강릉시 옥계해변 일대에서 '지·해·공 합동훈련'의 하나로 열린 대해상 특수작전 중 개인화기를 이용해 해상에 있는 적을 격멸하고 있다. 
육군23경비여단 장병들이 11일 밤 강원 강릉시 옥계해변 일대에서 '지·해·공 합동훈련'의 하나로 열린 대해상 특수작전 중 개인화기를 이용해 해상에 있는 적을 격멸하고 있다. 

 


오후 7시, 가로등 불빛조차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장병들은 무전기의 미세한 잡음까지 숨죽이며 들었다. 찬 바닷바람이 장병들의 긴장감을 더했다.

“잔적, 접근 중이다. 전력 전개 준비.”

짧은 지시가 떨어지자 대기 중이던 장병들의 동작이 금세 빨라졌다. ‘지·해·공 합동훈련’은 바로 이 어둠 속에서 시작됐다.

하늘은 이미 깊은 밤에 잠겼고, 해변엔 파도가 부서질 때 생기는 흰 거품만이 시야를 밝힐 뿐이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적의 고속정이나 공기부양정이 파도 사이로 숨어 접근하기 쉽다. 장병들은 열상감시장비(TOD)와 야시장비를 번갈아 확인하며 시선을 바다에 고정했다.

오후 7시5분, 갑자기 어둠이 갈라졌다. 상공에 나타난 수리온 헬기 2대가 조명탄을 연달아 투하하자 바다와 해안이 순식간에 낮처럼 환해졌다. 조명탄 불빛이 물결에 반사되며 장병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이내 500MD 헬기 4대가 파도 위를 스치듯 비행하며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적 함정에 발사,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지상에서는 장병들이 즉각 자세를 낮추고 사격선을 정렬했다. 해변 인근에서 대기하던 K4 고속유탄기관총과 발칸포조가 해상표적을 포착하자 일제히 사격을 개시했다.

 

 

수리온(KUH-1) 헬기의 조명탄 지원을 받은 여단 장병들이 발칸을 운용하는 모습.
수리온(KUH-1) 헬기의 조명탄 지원을 받은 여단 장병들이 발칸을 운용하는 모습.



특히 발칸포는 이날 대공사격이 아닌 ‘직사화기’ 형태로 운용돼 눈길을 끌었다. 보통 항공표적 요격에 쓰이는 발칸이지만, 이날은 해상표적에 직접 조준사격을 해 실전적 전투 운용 능력을 점검했다. 포신이 낮게 꺾이며 발사된 20㎜ 대공포 탄은 해상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했고, 탄피가 연속적으로 튀어 오르며 모래사장 위에 쏟아졌다.

포성이 연달아 울리고, 포구에서 터져 나오는 화염이 파도 위로 번쩍였다. 금속성 섬광이 해안 절벽에 반사되며 밤을 가르듯 울렸다.

“표적 유지, 속도 일정! 다시 쏴!”

장병들의 손놀림은 정교했고, 뜨거운 탄피가 모래 위로 튀며 금속성 파열음을 냈다. 훈련이라 해도 군장과 방탄복을 착용한 장병들의 움직임은 실전과 다르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여단 장병들은 박격포를 이용한 조명탄 지원에 나섰다. 장병들은 발사 순간 정확한 각도와 고각을 조정하며 하늘을 향해 포신을 들었다. 곧이어 60·81㎜ 박격포에서 조명탄이 연이어 솟구쳤고, 해상은 다시 눈부시게 밝아졌다. 여단 장병들은 적이 상륙할 틈을 주지 않고 화력을 쏟아부었다. 장병들은 각자 화기로 적을 정확히 조준하며 전투를 이어 갔다. 20여 분간 이어진 조명 지원 아래 잔적에게는 더 이상 접근할 틈이 없었다.

남은 적들이 격멸된 것을 확인한 지휘부는 현장에 추가 수색을 하달했다. 이어 드론·영상감시장비·휴대용 탐조등이 동시 가동되며, 레이다조는 잔존세력 여부를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해군 고속정과 해경 P정도 바다를 직선·곡선 기동하며 잔적 차단임무를 수행했다.

오후 7시55분,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상륙 시도하던 잔적 전부 무력화. 이상 없음.”

지휘를 맡은 이호영(중령) 최강대대장이 보고했다. 그는 “다양한 전력이 함께 움직이니 실제 전장에 있는 기분이었다”며 “합동전력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을 격멸할 수 있는 대응태세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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