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전 최정예, '원팀'의 힘으로 테러 완벽 차단

입력 2025. 08. 06   16:59
업데이트 2025. 08. 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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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함대-육군특전사, 선박 검문검색 합동훈련

“선박 안 대량살상무기 제거하라”
첩보 입수되자 신속 무장 ‘원팀’ 출격
순식간에 침투·수색·테러범 제압까지
실전 같은 훈련 위해 야간에도 전개
각군 특전·특임대원 전술 이해도 높여

바다 위 적진에 해·육군 최정예 전사들이 함께 올랐다.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특전대원(UDT/SEAL)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비호부대 특임대원들이 선박 검문검색(VBSS) 합동훈련에 나선 것이다. 수많은 격실을 일일이 검색해 테러범을 제압하고, 숨겨진 대량살상무기(WMD)를 찾아내는 고난도 작전. 침투-수색-선박 장악까지 순식간에 끝내버린 ‘전투 베테랑’들의 합동훈련 현장을 지켜봤다. 글=조수연/사진=조용학 기자

 

5일 해군2함대 군항에서 열린 선박 검문검색(VBSS) 합동훈련에서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특전대원과 육군특수전사령부 비호부대 특임대원들이 고속단정(RIB)을 타고 3600톤급 호위함 충남함에 접근하고 있다.
5일 해군2함대 군항에서 열린 선박 검문검색(VBSS) 합동훈련에서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특전대원과 육군특수전사령부 비호부대 특임대원들이 고속단정(RIB)을 타고 3600톤급 호위함 충남함에 접근하고 있다.

 


5일 해군2함대 군항. WMD를 숨긴 선박이 발견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해·육군 특전·특임대원들이 빠르게 무장을 마쳤다. 병기·탄약·헬멧·작전조끼·야간투시경까지 갖춘 대원들을 태운 고속단정(RIB)이 바다를 가르며 3600톤급 호위함(FFG-Ⅲ) 충남함에 접근했다. 충남함은 이날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군항에 정박한 참이었다.

불법 선박은 곧 ‘적진’이다. 낯선 환경과 제한된 정보 속에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은닉 가능성까지 상정한 고난도 작전. 진입 순간부터 상존하는 각종 위험을 감수한 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투입되는 것이 특수전 요원들의 임무다.

육지에서 단련된 특전사 대원들이 처음 바다 위로 무대를 옮긴 이날, 훈련장 내 움직임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충남함에는 격실에 실제로 테러범이 숨어 있을 것만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함정 내 세부 작전은 해군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율됐다.

선박 측면에 줄사다리를 걸고 첫 번째 대원이 함정 위로 올라섰다. 물론 헬기·저격수의 엄호사격이 가능하지만 가장 먼저 등반하는 팀원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얇은 줄사다리 하나에 의지해 병기를 사용하지 못한 채로 선박에 오르는 모습은 겉보기에 아슬아슬하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익숙함과 노련함이 묻어났다. 해군 특전요원의 시범을 지켜보던 육군 특임대원들도 금세 뒤따랐다.

훈련 현장을 지휘한 5특전대대 작전팀장은 “흔들리는 해상에서 선박으로의 줄사다리 등반, 그리고 지상에 있는 작전구역보다 상대적으로 좁은 선박의 내부진압 전술과 사격은 겉보기와 달리 결코 쉽지 않다”며 “대테러 종합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평소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채 달리기, 외줄타기 등 실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는 특전대원들만이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선박에 오른 대원이 총구를 앞세운 채 빠르게 주변을 확인하고 곧바로 손짓으로 ‘클리어’ 신호를 보냈다. 뒤따르던 대원들이 일제히 사다리를 타고 함정에 진입하며 내부 수색작전이 시작됐다.

함교, 조타실, 기관실로 갈라진 팀들이 미리 계획된 동선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선박 검문검색은 일반 건물과 완전히 다른 미로 같은 선박에서 이뤄지기에 정확한 도면이 없으면 목적지를 찾기 어렵다. 특히 선박 안 금속 구조물 때문에 기동·통신 등에 제약사항이 많다.

대원들은 밀폐된 격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숨을 죽인 채 들어갔다. 몸을 낮추거나 등을 벽에 붙인 채 한 걸음씩 나아가며 구석구석을 수색했다. 수색 끝에 발견된 WMD와 테러범. 국군화생방사령부에 폭발물을 인계하는 동시에 테러범을 제압했다. 인질로 설정된 선원들을 안전지대로 유도하며 훈련이 종료됐다.

 

 

함정 안 수직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적을 수색하는 특전·특임대원들.
함정 안 수직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적을 수색하는 특전·특임대원들.

 

조타실에서 제압당한 테러범.
조타실에서 제압당한 테러범.

 

특전대원이 함정 측면에 줄사다리를 걸고 충남함에 진입하고 있다.
특전대원이 함정 측면에 줄사다리를 걸고 충남함에 진입하고 있다.



최소한의 정보로 임무 완수

선박 검문검색 훈련은 예상보다 훨씬 실전적으로 전개됐다. 훈련 통제요원단(화이트셀)이 상황을 조성하고, 훈련 참가자들에게는 ‘WMD·마약류가 있을 수 있다’ ‘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등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한다. 인질 역시 얼굴 사진과 인상착의만 주어진다. 작전 전에는 함정 도면을 제공받아 안팎의 구조를 분석한 뒤 모형을 제작해 리허설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이날 훈련은 주야간으로 이뤄졌다. 어떤 환경에서든 기복 없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5특전대대 작전팀장은 “실제 검문검색 작전은 가능한 한 야간에 전개하는 편이다. 적이 취약한 시간은 아무래도 밤이기 때문”이라며 “야간투시경(야투경) 이점을 살려 적이 가장 취약한 밤 시간에 전개한다. 야투경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 벌이는 근접전투에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2함대 5특전대대와 육군특전사 비호부대는 앞으로도 서로의 전술을 이해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합동훈련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뷰 해군2함대 5특전대대장

“반복·숙달 훈련으로 고도의 팀워크 유지
완벽한 대테러 작전태세 최선 다할 것”

“우리 해군5특전대대는 경기 남부권과 서해 해상을 담당하는 대테러 특임대로서 어떤 임무든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강한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부임한 5특전대대장은 대원들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내비쳤다. 임무 특성상 얼굴·이름·계급 등은 모두 기밀이지만, 대대장은 대원들의 뛰어난 역량만큼은 국민에게 알려지길 바라고 있었다.

대대는 해상대테러 작전, 전시 적지종심 작전, 접적해역 탐색 및 적 침투세력 대응, 폭발물 처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전전단 특전전대 소속 부대로, 2함대에 예속돼 있다. 부대는 전방함대인 2함대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한다. 출동 중 실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전군 특수부대 중에서도 실전 경험이 많은 편이다.

5특전대대장은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는 특전대원들이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로 ‘팀워크’를 꼽았다.

“여러 장애요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팀워크가 최우선시됩니다. 끊임없는 훈련·반복·숙달을 통해 고도의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선박 검문검색 훈련은 해군 함정이나 민간 선박을 협조받아야 하는 만큼 여건 마련이 어려운 편이다. 그는 대원들에게 더 다양한 구조의 선박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군 함정과 지속적인 협동훈련을 전개하며 선박 검문검색 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군 함정뿐만 아니라 민간 선박에서도 훈련을 실시하는데 여러 구조를 가진 대형 상선 등에서 다양한 검문검색 훈련을 더 많이 실시한다면 임무 수행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는 지휘 다짐과 함께 특전대원들에 대한 국민의 성원을 부탁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리 5특전대대 장병들은 고도의 전문성과 임전무퇴 정신으로 한치의 두려움 없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훈련을 실전같이, 실전을 훈련같이 완수하기 위해 완벽한 대테러 작전태세를 유지하겠습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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