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입력 2024. 10. 07   17:05
업데이트 2024. 10. 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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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동선언 채택…호혜적 국방·안보 협력
필리핀 군 현대화 3단계 사업 참여 확대
북 비핵화·안보리 결의 이행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개최한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개최한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필리핀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국은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해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7일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이러한 내용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국방·방산·해양 분야에 걸친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나라가 공식적인 양자관계를 수립한 것은 1949년 수교 이래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은 피로 맺은 신의와 연대에 기초를 둔 것”이라며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공동선언 채택에 따라 양국은 호혜적인 국방·안보 협력을 도모하고, 전통·비전통 안보 문제 대응을 위해 양자·다자 차원의 연합훈련과 교육·훈련에 함께하기로 했다.

특히 2028년까지 필리핀이 추진 중인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필리핀은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을 통해 해양 및 공중 방어 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는 호위함과 초계함 등 전투함정과 최첨단 항공기 획득이 포함된다.

필리핀은 2015년 FA-50 전투기 도입을 시작으로 호위함, 경어뢰 청상어, 함대함 미사일 해성 등을 우리로부터 구매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원(SIPRI)의 ‘2023년도 세계 무기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은 최근 5년간 K방산 수출의 19%를 차지해 폴란드(27%)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산 무기를 많이 수입한 국가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양국 간 원전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바탄 원전은 1986년 완공 직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으나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고질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가동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두 정상은 2022년 한국 국가보훈부와 필리핀 국방부가 서명한 MOU와 여타 관련 이니셔티브에 따라 보훈 관련 사항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번에 체결한 ‘해양협력 MOU’를 토대로 해상 초국가범죄 대응과 정보 교환 등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과 관련해 두 정상은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순방 첫 번째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참배하고 동포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두 번째 순방국인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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