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포병여단 이진형 병장] 나에게 조국이란

입력 2023. 03. 23   14:39
업데이트 2023. 03. 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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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도포병여단 정보통신대 이진형 병장
육군수도포병여단 정보통신대 이진형 병장



군복을 입고 있는 나에게 ‘조국’이란 무슨 의미일까? 수많은 교육을 통해 듣고 읽은 단어지만 추상적이면서 피상적인 의미로 받아들였다. 내게 조국이라는 의미는 국난 극복 역사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위인들에게 해당하는 단어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이번 집중정신전력교육 기간 해군2함대를 견학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현장 견학이 제한되는 상황이었던 터라 바람 쐬러 가는 기회라 여기며 가볍게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2010년 3월 26일 서해상에서 작전 중 북한 어뢰에 피격당해 전사한 46명의 용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천안함기념관에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의 처절함을 들으며 나와 부대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다. 뒤이어 방문한 서해수호관에서는 북방한계선(NLL) 수호를 위해 장렬하게 산화한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깊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제1·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에 이르기까지 서해에서 있었던 해전과 북한의 주요 도발에 관한 전시자료를 살펴봤다. 그 현장에는 항상 우리 조국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 전우들이 있었다.

이어 야외에 전시된 참수리 357호정과 천안함을 마주했다. 치열했던 당시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눈앞의 고속정과 천안함은 책이나 동영상에서는 감히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탄흔은 교전 당시의 치열함을 생생하게 보여 줬고, 집보다 큰 배가 두 동강 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던 천안함의 모습은 긴박했던 순간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투와 잦은 미사일 도발로 분주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불평불만을 늘어놓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견학을 계기로 마음가짐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었다. 북한의 도발은 먼 과거가 아니라 가까운 과거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선배 전우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조국을 이제는 군복을 입고 있는 내가 지킬 차례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단순히 의무라고 여겼던 군 복무를 보다 더 의미 있고 자부심을 갖고 생활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조국수호 의미를 상기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최근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결전태세 확립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번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다녀온 견학을 통해 느꼈던 조국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서해를 지키려 했던 선배 전우들의 넋을 기리고 조국수호를 위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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