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대학 함진황 소령]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는 공병장교의 다짐

입력 2023. 03. 21   16:46
업데이트 2023. 03. 22   10:01
0 댓글
함진황 소령(진). 육군대학 소령지휘참모과정
함진황 소령(진). 육군대학 소령지휘참모과정



오늘은 ‘세계 물의 날’이다.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해지자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면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992년 UN이 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도 생명의 근원인 물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1990년부터는 자체적으로 매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해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을 예방하고, 물의 의미를 되새기는 각종 행사를 개최해오다 1995년부터는 ‘세계 물의 날’과 일자를 같이해 정부 차원의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수자원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연 강수량이 1283㎜로 세계 평균(973㎜)의 1.3배다. 그러나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연 강수량은 2705㎥로 세계 평균(2만2096㎥)의 12% 수준에 불가해 국제적으로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수자원 전체 이용량 333억 톤 중 절반을 자연 하천수 취수로 충당해 조금만 가물어도 취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자연 재해·재난 발생에 취약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물의 관리와 공급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에 한반도라는 전장에서 물은 유사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미래는 고도의 산업시설 발달과 도시지역 확장 등으로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 이때 군사적·비군사적 위협요소에 의해 급수와 관련한 병참선 및 국가 기반시설이 파괴된다면 군 자체적인 지원 소요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이처럼 유사시 생존에 필요한 수자원을 긴급 조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병과가 공병이다. 공병은 급수원을 개발하고, 오염된 물을 정수해 보급 계통으로 지원하는 급수지원을 한다. 공병부대가 설치·운용하는 급수장의 정수장비를 활용하면 오염수·해수 등을 1시간에 5600L 가량 정수해 공급할 수 있다. 즉 음용이 전혀 불가능한 수원지의 물도 상점에서 판매하는 생수처럼 만들어 전투원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심정(깊은 우물)을 활용해서 급수하거나 제한 땐 시추부대가 새로운 심정을 개발하기도 한다.

필자도 공병장교의 한 사람으로서 위관장교 시절 급수지원 훈련을 통해 전투원들에게 안정적인 취수지원을 한 경험이 있다. 불안정한 미래, 불확실한 전장에서 생존의 필수요소인 물 공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생명의 근원인 물의 중요성, 그리고 군에서 급수지원의 중요성을 각인하면서 급수지원을 담당하는 공병장교로서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춘 영관장교가 되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본다.

지금도 야전에서, 전투 현장에서 묵묵히 급수장 설치 훈련을 하면서 전우들의 안전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공병 전우들에게 격려·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