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개발한 최초 초음속 항공기 '5개국 120대 수출' 국민의 자부심으로

입력 2023. 03. 14   17:03
업데이트 2023. 03.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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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을 이끈 명품 무기 이야기
T-50 계열 항공기 <상>


T-50 계열 항공기는 대한민국에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초음속 항공기다. KT-1 기본훈련기가 우리 항공산업에서 기념비적인 첫 완제기이면서 수출에도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듯 T-50 계열 항공기도 5개국에 120대 수출이라는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탄생시킨 T-50 고등훈련기와 T-50B 공중곡예기, TA-50 전술입문훈련기, FA-50 전투기 등 T-50 계열 항공기를 소개한다. 김철환 기자/사진=KAI 제공



△T-50 고등훈련기 제원 및 성능

- 형식: 단발 터보팬 초음속 훈련기

- 승무원: 2명

- 전폭×전장×전고(m): 9.45×13.14×4.94

- 엔진: F-404-GE-102 터보팬

- 엔진 추력: 1만7700파운드

- 최고속도: 마하 1.5

- 실용상승고도: 4만 피트



T-50 계열 항공기의 근본이 되는 고등훈련기의 비행 모습. T-50 고등훈련기는 현재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조종사 양성에 활용되고 있다.
T-50 계열 항공기의 근본이 되는 고등훈련기의 비행 모습. T-50 고등훈련기는 현재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조종사 양성에 활용되고 있다.



'빨간 마후라' 양성하는 고등훈련기로 활약
T-50 고등훈련기

T-50 고등훈련기는 디지털 방식의 비행제어 계통과 최신 항전장비를 갖춘 초음속 훈련기다. F-16과 F-35 등 최첨단 전투기 운용을 위한 훈련에 최적화된 기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T-50 사업은 국산 초음속 항공기를 이용한 전투기 조종사 양성과 항공산업발전계획(AIDP)에 따른 국내 항공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원대한 계획을 완수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이에 KAI(계약 당시 삼성항공)는 설계, 제작, 최종 조립, 지상·비행시험, 체계 종합 등 개발 책임을 맡았다. 미국의 록히드마틴(당시 제너럴다이내믹스)은 협력업체로서 항공전자 및 비행제어 분야 개발, 기술지원을 담당했다.

T-50의 기체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고속도는 마하 1.5, 최고상승고도는 4만8000피트(약 1만4630m), 실용상승고도는 4만 피트(약 1만2192m)다. F-404-GE-102 터보팬 엔진이 뿜어내는 1만7700파운드(약 8톤)의 엔진 추력을 바탕으로 한 최대이륙중량은 2만3638파운드(약 10톤)에 이른다. 자체 중량은 1만4285파운드(약 6.4톤)다. 크기와 무게는 각각 F-16 전투기의 80%, 70% 정도다. F-16 수준의 기동 성능과 F-4 수준의 무장 성능을 갖출 수 있다. 설계 하중은 -3G에서 +8G까지 견딜 수 있으며, 기체구조 수명은 8000시간 이상이다.

고도의 기동 성능을 위한 디지털 비행제어시스템(FBW·Fly-By-Wire)과 안정성이 향상된 첨단 디지털 엔진제어 방식의 F-404-GE-102 엔진을 장착했다. 기체구조와 착륙장치에 일반 전투기보다 높은 구조 하중 기준을 적용해 동급 훈련기 중 최고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50은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빨간 마후라’를 배출하는 고등훈련기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인 T-50을 기반으로 특수비행을 위해 개량된 T-50B가 영국 리아트(RIAT) 에어쇼에서 공중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T-50B는 세계 유수의 에어쇼에서 T-50 계열 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수출 첨병 역할도 맡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인 T-50을 기반으로 특수비행을 위해 개량된 T-50B가 영국 리아트(RIAT) 에어쇼에서 공중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T-50B는 세계 유수의 에어쇼에서 T-50 계열 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수출 첨병 역할도 맡고 있다.



블랙이글스가 운용… 전 세계에 항공기 우수성 전파
T-50B 공중곡예기

T-50B 공중곡예기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공중곡예 특수항공기다. 고도의 비행 퍼포먼스로 우리 국민에게는 강력한 군사력에 대한 자긍심을, 전 세계에는 T-50 계열 항공기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과거 블랙이글스는 1960년대에 생산된 A-37 개조형 공중곡예기를 운용했다. T-50이 전력화되던 2006년경 A-37 공중곡예기는 노후화로 도태가 임박한 상황이었다. 이에 T-50 고등훈련기를 개조해 공군의 차기 공중곡예기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대두돼 2008년 개발에 착수했고, 2010년 납품을 완료했다.

T-50B는 블랙이글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검은색과 흰색·노란색을 조합한 멋진 도색 외에는 기본형인 T-50과 다를 바 없을 것 같지만, 사실 특수비행을 위한 여러 가지 개조가 이뤄졌다. 공중 곡예비행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카메라와 원거리에서 확인 가능한 외부 조명, 궤적으로 하늘을 수놓을 연막발생장치 등이 그것이다.

특수비행용 장비를 설치하는 과정도 단순하지 않았다. T-50B 개발 초기 공군은 에어쇼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항공기의 최전방 노즈콘(Nose cone)에 조명을 장착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노즈콘 개조는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개발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이에 항공 안전성을 담당하는 연구원이 공대공미사일과 유사한 형태로 날개 끝(Wingtip)에 장착 가능한 조명을 제안하고, 공군과 협의를 거쳐 AIM-9 사이드와인더 형상의 조명을 설계·장착할 수 있었다. KAI에 따르면 공대공미사일 형태의 조명은 향후 여러 에어쇼에서 관람객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연막발생장치는 날개 끝에 장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T-50B는 내장형 장치를 탑재했다. 이는 T-50B 개발 당시 수십 분간 다양한 컬러 스모크를 분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사 요구도가 있었는데, 기존 날개 끝에 장착하는 연막발생장치로는 실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스모크 분사유(oil)는 아음속기에 적합한 설정이라 초음속 운항을 할 수 있는 T-50B에 적합한 분사유 조합을 위해 재료가 되는 디젤유·스핀들유의 물성치(물질의 전기적·자기적·광학적·역학적·열적 성질)를 검토·분석해 최적의 분사 노즐 크기와 조합 비율을 도출하는 노력도 했다.

T-50B 공중곡예기 개발로 우리나라는 자국의 초음속 항공기로 곡예비행팀을 운용하는 몇 안 되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TA-50 전술입문훈련기들이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 도열해 있다. TA-50은 T-50에 무장 능력을 추가해 조종사들의 공대공·공대지 사격훈련 등 전투에 필요한 전술교육에 활용되는 기체다.
TA-50 전술입문훈련기들이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 도열해 있다. TA-50은 T-50에 무장 능력을 추가해 조종사들의 공대공·공대지 사격훈련 등 전투에 필요한 전술교육에 활용되는 기체다.



T-50 기반 레이다, 공대공·공대지 무장 능력 추가
TA-50 전술입문훈련기

TA-50 전술입문훈련기는 공군 조종사 양성체계에 따라 T-50을 이용한 고등훈련과정을 이수한 예비조종사들이 실전 배치되기 전 공대공·공대지 사격훈련 등 전투에 필요한 전술교육에 사용되는 파생형이다.

TA-50은 T-50을 기반으로 레이다와 공대공·공대지 무장시스템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무장은 20㎜ 기관포와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AGM-65 매버릭 공대지미사일, MK-82 500파운드 폭탄, SUU-20 훈련탄 유닛 등을 운용할 수 있다.

현재 TA-50은 공군16전투비행단에서 조종사들이 공대공·공대지 전술훈련 등 전투기술을 연마하는 전술입문과정(LIFT)에 활용되고 있다.


창공을 가르는 FA-50 전투기. FA-50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고등훈련부터 경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종을 원하는 국가들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창공을 가르는 FA-50 전투기. FA-50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고등훈련부터 경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종을 원하는 국가들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훈련기·경공격기 능력 두루 갖춰 수출시장서 선전
FA-50 전투기

FA-50 전투기는 T-50 고등훈련기의 우수한 비행 성능을 기반으로 전술데이터링크, 정밀유도폭탄, 자체보호장비 등을 탑재해 개발한 항공기다. 2013년부터 작전 배치돼 운용 중이다.

훈련기 겸 경공격기 능력을 동시에 원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시장에서 선전하는 것도 바로 FA-50 사양이다.

FA-50은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F-5 기종 노후화에 따른 대체 전력 확보를 위해 개발됐다. 사업의 주계약업체인 KAI는 체계 종합과 최종 조립을, 록히드마틴은 항공전자와 비행제어 분야 기술지원을 담당했다. 2005년 4월 군 관리 업체 주도 연구개발로 사업이 시작됐으며, 2013년 양산 1호기를 납품했다.

FA-50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 공대공·공대지미사일과 일반폭탄, 기관포 등의 기본 무장은 물론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지능형확산탄(SFW) 같은 정밀유도무기 등을 최대 4.5톤까지 탑재할 수 있다. 최대이륙중량은 12.3톤으로 11.2톤인 F-5E/F보다 약간 무겁고, 19.18톤인 KF-16보다는 가볍다.

역시 무장 운용이 가능한 TA-50 전술입문훈련기와 비교했을 때 레이다 탐지 범위가 확장됐으며,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통해 디지털 전술정보를 실시간 연동할 수 있다. 또 적 레이다 위협정보를 수신하는 레이다경보수신기(RWR)와 위협에 대해 채프·플레어를 투발할 수 있는 디스펜서(CMDS)가 추가돼 조종사·항공기의 생존성을 높였다.

더불어 야간투시장치(NVIS)를 통한 야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정밀유도무기 운용 능력도 장점이다.

FA-50은 전력화 이듬해인 2014년부터 공군 최고의 명사수를 가리는 ‘탑건(Top Gun)’ 대회에 출전했으며, 2021년 최초의 탑건 조종사를 배출하는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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