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실에서_백현민 소령] 기후변화 위기 대응 실천 나설 때

입력 2023. 02. 20   14:43
업데이트 2023. 02. 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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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민 소령. 해군사관학교 함정기관학 교수
백현민 소령. 해군사관학교 함정기관학 교수


한 포털사이트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기후변화’였다. 이는 국민의 관심이 점차 기후변화 위기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기후변화 위기는 그 규모와 심각성 측면에서 초국가적 위협이자 지금껏 마주해보지 못한 비전통 위협에 해당한다. 해수면 상승, 국지적인 기상이변에 의한 피해,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안보와 자원안보, 심지어 영구동토(永久凍土) 속 고대 바이러스의 출현까지,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협이 마치 영화같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다.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나무를 떼어 불을 사용한 시점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 역사가 길다. 다만, 지구의 자정 능력 안에 있던 온난화 속도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인류가 총력을 기울여 탄소중립을 실천해도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래서 그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춰보고자 다양한 분야의 기관과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조하며 환경을 핵심 키워드로 인식한 지 오래다. 국제기구와 협의체들 또한 국가적 관심을 호소하고 탄소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가 전체의 총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동안 특수한 영역으로 미뤄뒀던 군사부문 또한 점차 한 국가의 온실가스 관리 영역에 포함되고 있다. 군사분야에서 많은 양을 배출(2018년 기준)하는 미군의 경우, 군사부문을 기후변화 대응 영역에 포함시켜 배출량을 산정하기 시작했다. 친환경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유럽 국가들도 민간의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군사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원은 무기체계 운용을 위한 연료사용과 병력의 근무 유지를 위한 에너지 사용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군의 활동영역이 확장되고 병력의 규모가 커질수록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증가한다.

우리 군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 군은 ‘국방녹색성장추진계획’ ‘국방부 그린 뉴딜’ 등을 통해 에너지 혁신,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및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의 정책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이나 각 군의 지속적인 응원과 호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 군에 필요한 것은 실천적 노력이다. 군의 녹색정책을 홍보하고 장성부터 병사들까지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행동해야 한다. 1g의 온실가스만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실천하고 확대해야 한다.

“아주 작은 확률의 사건이라도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완화와 적응 계획이 실천돼야 한다.”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 위기를 직시했던, 전 미원자력에너지연구소장 ‘프랭크 보먼’ 미 해군 퇴역 제독의 말이다. 즉, 사후약방문(事後藥訪問) 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후변화 위기는 점차 커지고 있고 그 재앙적인 결과는 우리 혹은 자녀 세대에서 나타날 것이다. 단순히 북극곰을 위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전 인류를 위한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군의 사명 아래,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한 위협인 미래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군의 실천적 전략이 무엇일지 나부터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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