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소 시즌2] 계룡대 근무지원단 김찬오 육군병장

입력 2023. 01. 10   16:58
업데이트 2023. 08. 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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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대신 마음 따뜻해지는 봉사…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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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대 근무지원단 김찬오 육군병장

 

계룡대 근무지원단 김찬오 육군병장이 10일 서울 갈현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한마음수학멘토스쿨’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계룡대 근무지원단 김찬오 육군병장이 10일 서울 갈현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한마음수학멘토스쿨’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찬오 육군병장이 ‘한마음수학멘토스쿨’에서 한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찬오 육군병장이 ‘한마음수학멘토스쿨’에서 한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대부분의 학창 시절 기억 속 봉사활동은 시간과 점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 정도로 남아 있다. 좋은 뜻으로 자신과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다. 군 복무 중 휴가 때마다 봉사활동을 해 온 계룡대 근무지원단 김찬오 육군병장의 아름다운 마음을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글·사진=배지열 기자

 


아이들 감사인사에 ‘가슴이 몽글몽글’

김 병장은 중학생 때 봉사활동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차츰 매력에 빠져들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봉사활동을 3가지나 병행했다. 주중에는 아동센터에서 수학을 가르쳤고,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초등학생들의 독서멘토가 됐다. 방학 땐 2박3일간 초등학생들의 토론선생님으로 변신했다.

“하나의 활동이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항상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하거든요. 그 말을 들으면 가슴속에서 몽글몽글한 감정이 생깁니다. 무언가 고차원적인 쾌락이 느껴진달까요.”

고려대 수학교육과에 진학한 그에게 봉사활동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자신이 그리는 스승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수양의 시간이라는 것. “수학선생님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선 학생들에게 2가지 영향을 꼭 주고 싶었습니다. 하나는 내가 가르치는 분야의 전문성인데, 이건 제가 공부로 채워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가 학생을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시키는 건데,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스승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영화제와 각종 행사, 교육 봉사까지

김 병장의 군 복무 중 봉사활동은 상병이던 지난해 6월 ‘무주산골영화제’로 시작했다. 상영관 안내와 표 검수 등의 업무를 맡았던 그에게는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그는 “휴가가 짧아 정기 봉사를 할 수 없었는데, 마침 행사 시기가 맞아 지원했다. 군에서도 행정병으로 근무하고, 영화제에서도 비슷한 업무를 맡아 잘 맞았다”며 웃음 지었다.

김 병장의 봉사활동은 지난해 8월 개최된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 9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12월 ‘부산불꽃축제’ 자원봉사활동까지 이어졌다. “활동하면서 영상을 찍는데, 나중에 돌아보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산과 바다를 보면서 기분을 전환하고, 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진 기억도 생생하게 남아 있죠.”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나와서도 봉사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 갈현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한마음수학멘토스쿨’에 멘토로 이름을 올렸다. 이곳은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창의력 문제 및 수학교구를 통한 수업을 제공한다. 김 병장은 “전역 전 휴가라 조금 길어서 내가 꿈꿨던 수학선생님으로 봉사해 보고 싶었다”며 “입시 위주가 아닌 창의력 수업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7일 전역 이후에도 5월까지 이곳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김 병장의 봉사활동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양천구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장애아동 겨울방학 돌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히 이번 봉사는 가족을 돌보는 마음으로 임할 방침이다. “친동생이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 예전부터 장애인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행복에 공감하면서 지낼 생각입니다.”


“봉사와 휴가 다르지 않아요”

휴가를 활용해 봉사활동을 한다는 그의 사연에 군에서도 많은 이가 응원과 지원의 손길을 건넸다. 김 병장은 “면접 시간에 늦은 저를 위해 차량지원까지 해 주신 박세인(상사) 소대장님, 봉사 시기에 맞춰 휴가를 배정해 주신 박준연(원사) 행정보급관님과 권선태(대위) 중대장님, 활동을 흔쾌히 허락해 주신 강필수 육군 주임원사님과 조태환 근무지원단장님까지 정말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군 생활 중 많은 용사가 기다리고 바라는 게 휴가다. 그 시간을 봉사활동에만 쓴다는 건 김 병장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 병장은 “처음에는 고민한 것도 사실이지만, 저만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려가려면 이 길이 옳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설명한 ‘휴가 대신 봉사’ 지론을 듣다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봉사활동 중에 새롭게 만난 인연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전에 가 보지 못한 지역을 여행할 수도 있죠. 휴가 땐 육체적인 휴식을 취하지만, 봉사활동은 심적인 휴식을 줍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효과를 느끼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봉사활동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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