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각 부대, UFS 연습 현장] 팀워크, 선택 아닌 필수… 함께 하면, 위기는 없다

입력 2022. 08. 23   17:38
업데이트 2022. 08.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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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자유의 방패(UFS)’ 1부 연습에서 정부와 우리 군은 적의 공격 상황을 세부적으로 상정했다. 예상치 못한 기습공격에 대비해 내륙과 해안, 국가 중요·산업시설을 훈련 장소로 택해 드론 테러, 화학물질 유출, 신무기 등 새로운 양상의 공격을 가정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적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디테일’을 살려 훈련 시나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실전보다 더 실전 같은 훈련이 펼쳐진 육군 각 부대의 UFS 연습 현장을 소개한다. 글=김해령 기자/사진=부대 제공


32보병사단
정부세종청사 생화학 테러 상황
국민 안전 지키는 임무 완수


육군32보병사단 화생방지원대 장병들이 정부세종청사 생화학 테러 대응 훈련에서 청사 주변을 제독하고 있다.
육군32보병사단 화생방지원대 장병들이 정부세종청사 생화학 테러 대응 훈련에서 청사 주변을 제독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일대에 폭발 발생! 생화학 테러 발생!”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23일 오후 1시, 육군32보병사단에 정부세종청사 테러 상황이 전달됐다. 정부세종청사는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이자, 1만6000여 명이 상주하는 최고 등급(가급)의 국가 보안시설이다.
 

이에 32사단은 세종시경비단과 화생방지원대를 급파했다. 동시에 군사경찰대, 특전예비군, 세종 남부경찰서, 경찰특공대·기동대, 세종소방서 등과 상황을 공유했다.
 

‘한 팀’이 된 32사단과 유관기관들은 생화학 테러에 따른 시민 대피, 환자 후송 절차를 숙달하면서 폭발물을 찾아 제거했다. 훈련은 지상·공중 통합 수색정찰에 이은 테러범 제압으로 막을 내렸다. 실전을 방불케 한 훈련은 물 흐르듯 매끄럽게 진행됐으며, 민·관·군·경 테러 대응능력을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

 

35보병사단
군산항 폭탄·화학탄 낙하 상황 대응
불법 드론 무력화·해상 방제작업도


육군35보병사단 장병들이 군산항 적 폭탄·화학탄 낙하 상황 대응 및 피해복구 훈련 중 적 특작부대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허재홍 군무주무관
육군35보병사단 장병들이 군산항 적 폭탄·화학탄 낙하 상황 대응 및 피해복구 훈련 중 적 특작부대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허재홍 군무주무관


항만을 향한 적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이 이뤄졌다. 항만은 다국적 선박이 입·출항하는 국가 중요시설이다. 이날은 국내 12위 항만이자 지난해 2000만 톤의 물동량을 기록한 군산항에서 적 폭탄·화학탄 낙하 상황 대응 및 피해복구 훈련이 전개됐다. 드론을 활용한 공격을 가정하는 등 새로운 전쟁 양상의 변화를 반영했다. 훈련에는 민·관·군·경·해경·소방 등 20여 개 기관에서 200여 명이 참가했다.
 

훈련은 군산항을 순찰하던 청원경찰이 항만 5부두 서쪽에서 불법 드론 2기를 식별한 것으로 문을 열었다. 청원경찰은 항만종합상황실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종합상황실은 35보병사단 군산대대와 11해안감시기동대대, 군산해양경찰서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불법 드론 2기는 해양경찰 경비함정 주변을 배회하다 폭탄을 떨어뜨리고, 화학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을 살포했다. 훈련 현장에서는 폭발음이 울리고, 연막탄이 터지면서 재난 상황이 연출됐다.
 

현장에 도착한 35사단 장병과 경찰·해경·소방 초동조치부대는 현장지휘소를 구성하고, 화재진압·인명구조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교통통제소를 운용했다. 소방과 해경은 소방차·경비함정 등을 동원해 육지·해상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했다. 군산보건소는 장병과 함께 환자를 이송했다. 응급환자들은 전북소방항공대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의 구조 헬기를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화생방 오염환자는 화생방 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해상 순찰을 하던 35사단 11해안감시기동대대 육경정이 유류 유출을 발견·전파했다. 군산해경과 해양환경공단이 출동해 해상 방제작업을 했다. 35사단 화생방대대는 화생방 오염지역 피해를 예측·분석했으며, 제독 차량으로 항만 일대를 제독했다.
 

35사단 군사경찰대 특수임무대와 전북경찰청 경찰특공대, 군산경찰서 작전타격대는 드론 테러를 자행한 적 특작부대를 찾는 데 전력투구했다.
 

훈련은 수색정찰에 몰두하던 군·경 합동 전력이 불법 드론을 무력화하고, 적 특작부대를 격멸하는 것으로 종료됐다.
 

이민수(중령) 군산대대장은 “군과 관계기관이 공동 대응한 훈련으로 대테러작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며 “특히 화생방 정찰·제독, 대량 전상자 처치 능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50보병사단
대구 지하철 차량기지 폭탄 테러
인명구조·화재진압 등 일사불란


육군50보병사단 장병들이 대구도시철도공사 폭탄 테러 대응 훈련에서 적 특작부대원을 제압해 이동하고 있다.
육군50보병사단 장병들이 대구도시철도공사 폭탄 테러 대응 훈련에서 적 특작부대원을 제압해 이동하고 있다.


50보병사단은 대구도시철도공사 경전철차량기지사업소(칠곡 차량기지)에서 열린 대테러훈련에 참가했다. 훈련에는 민·관·군·경·해경·소방 등 8개 관계기관(90여 명)이 동참했다. 대구로 침투한 적 특작부대는 칠곡 차량기지에 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이번에도 테러 도구는 드론이었다. 폭탄이 터지면서 칠곡 차량기지 본청 건물이 폭파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폭발신고를 받고 출동한 50사단 초동조치부대와 경찰특공대는 칠곡 차량기지 출입·접근을 막았다.
 

소방서는 펌프차와 구급차로 불을 끄고, 환자들을 구조했다. 훈련은 작전병력에 의해 테러범이 진압되면서 끝이 났다.
 

50사단 팔공산여단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에서 대테러훈련을 벌였다. 적 특작부대의 열차 테러로 발생한 피해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군과 관계기관은 인명구조·화재진압·철도복구 등으로 임무 수행능력을 배양했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소화기 사용법 등 생명을 구하는 구조교육도 병행됐다.
 

팔공산여단 김시우(대위) 중대장은 “민·관·군·경·소방 등 모든 요소가 일사불란하게 운용되는 걸 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반복된 훈련으로 적 공격에 맞서 대구·경북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53보병사단
울산 석유비축기지 방호 연습
통합방위요소 유기적 협력 과시


육군53보병사단 장병들이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폭파 상황 대응 훈련에서 적 특작부대원들을 수색하고 있다.
육군53보병사단 장병들이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폭파 상황 대응 훈련에서 적 특작부대원들을 수색하고 있다.


1030만 배럴의 석유 저장이 가능한 울산 석유비축기지가 있는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를 방호하는 위기관리연습도 전개됐다.
 

이순걸 울주군수 주관으로 진행된 훈련에는 53보병사단과 울주경찰서, 온산소방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합동방제센터, 국가정보원, 의료기관 등 13개 기관의 통합방위요소가 함께했다.
 

훈련은 원유저장시설에 침투한 적 특작부대원들이 드론을 띄워 비축유 관리 핵심인 유량 계측 설비를 폭파해 다수의 사상자와 불이 난 상황을 상정했다. 석유공사 통제실은 비축유가 유출되고, 지하 공동설비를 추가 폭파하려는 움직임을 인지해 기관경비대를 투입했다. 군·경·소방 전력은 경비대와 함께 적과 교전을 벌였다. 같은 시각 다른 장병들은 민간인 보호와 화재 진압에 힘썼다.
 

계속해서 교전이 이어지는 중 장병들이 적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53사단 울산여단 장병들은 헬기 급속 강하로 적이 있는 건물 내부로 침투한 뒤 소탕작전을 펼쳐 적을 모두 사살했다.
 

이번 훈련은 통합방위 요소들의 유기적인 협조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혔다. 그중에서도 과기부가 지원한 국가지도통신 위성중계 차량은 혼란스러운 현장 상황을 눈앞에서 보듯 송출해 눈길을 끌었다. 위성중계 차량은 우리 군과 관계기관 지휘부가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철진(대령) 울산여단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기반시설이 집중된 중요한 후방 기지”라며 “이에 따라 통합방위 요소의 팀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위해 ‘훈련 또 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공병여단
도로·교량 파괴…실제 도하훈련
군 장비 활용 주민들 이동 지원


육군3공병여단 도하중대가 구축한 문교를 이용해 양구 군민들이 소양강을 건너고 있다.
육군3공병여단 도하중대가 구축한 문교를 이용해 양구 군민들이 소양강을 건너고 있다.


갑작스러운 적 공격으로 도로·교량 등이 파괴된 상황에서 주민들은 어떻게 대피할까?
 

육군3공병여단과 강원도 양구군은 군 장비를 활용해 주민들의 이동을 지원하는 도하 실제훈련(FTX)을 했다.
 

기습적인 적 공격으로 양구군 일대 도로 곳곳이 파괴되고,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양구군은 3공병여단에 ‘교량 파손으로 주민 이동이 제한되니 이동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여단 도하중대 장병들은 문교(교절을 결합해 뗏목처럼 이동시키는 형태)를 구축해 주민 대피를 돕기로 했다.
 

도하중대 부교 차량 5대는 소양강 위에 교절을 진수했다. 물 위에 내려앉은 교절은 자체 작동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펼쳐졌다. 교절이 진수되자 도하중대 장병들은 교량가설단정(BEB)으로 교절을 하나로 결합해 32m가량의 문교를 완성했다. 이어 도하중대는 문교에 양구군 중형버스 1대, 승용차 1대, 서흥원 양구군수를 포함한 주민·장병 15명을 태우고 700여m의 소양강을 건넜다. 차량으로 도하에 성공한 인원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3공병여단은 지난 2020년 인제 지역 폭우로 서화면 양지교 상판 일부가 내려앉았을 때 작전용 교량인 ‘간편조립교’를 설치해 주민들의 통행을 돕기도 했다.
 

안종국(소령) 도하중대장은 “단순히 주민들이 강을 건너도록 해준 훈련이 아닌, 공병이 군과 주민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완수해 의미 있었다”며 “위기 상황 때 민·관·군의 유기적인 대처 능력을 확인하고,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힘줘 말했다.

김해령 기자 < mer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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