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훈 BMI 대표이사] “내 아들·딸 사용한단 마음, 품질에 최선”

입력 2022. 08. 08   16:39
업데이트 2022. 08. 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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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Job)이 생길 거야
전역장병 취·창업 도전기
46 심정훈 BMI 대표이사
 
방탄복·방탄헬멧 등 군수용품 제작
방사청 근무 경험·자격증 취득 도움
문제해결 뛰어난 군 출신 적극 채용
내년 매출 130억 목표… 수출도 노력

 

심정훈 BMI 대표이사가 육군특수전사령부에 납품 중인 초경량 방탄헬멧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정훈 BMI 대표이사가 육군특수전사령부에 납품 중인 초경량 방탄헬멧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비역 육군대령인 심정훈 BMI 대표이사는 ‘방탄’과 인연이 깊다. 방위사업청(방사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차륜형 장갑차 개발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다. 특히 그가 주목한 부분은 방탄·방호와 관련된 기술이었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완성도 높은 무기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쌓은 지식은 전역 후 취업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방탄 분야로 사업 확장을 노리던 BMI(당시 이레산업) 연구소장으로 발탁된 것. 뛰어난 성능의 방탄복과 방탄헬멧을 개발하기 위해 그는 다시 현역 시절처럼 의지를 불태웠다. 그 결과 해외업체와 겨뤄도 뒤지지 않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남양주 BMI 본사에서 심 대표를 인터뷰했다. 글·사진=이원준 기자


軍 복무 경험이 취업 성공 밑거름


BMI는 방탄복·방탄헬멧 등 군수용품을 제작하는 방산기업이다. 군용 방탄복·방탄헬멧을 비롯해 특수목적용 피복, 저격수용 위장복 등을 군에 납품해 왔다. 심 대표는 육군대령으로 전역 후 2018년 BMI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가 강조해 온 정직과 품질의 가치를 바탕으로 BMI는 우수한 성능을 갖춘 ‘초경량 방탄헬멧’을 제작해 주목받고 있다. 권총탄 방호가 가능한 초경량 방탄헬멧은 해외 고가 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갖췄고, 군에서 요구하는 방호력·확장성·경량화 기준도 충족했다. 대신 가격은 해외 제품의 절반 수준. 이 방탄헬멧은 현재 육군특수전사령부에 공급되고 있다.

“육군본부·방사청 등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여러 방위력 개선사업을 담당했었습니다. 특히 전역 전 맡았던 차륜형 장갑차 사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튼튼하고 안전하게 연구개발하기 위해 저부터 현장에서 공부하며 많이 노력했죠. 차륜형 장갑차가 전력화돼 뿌듯함을 느낍니다.”

심 대표의 취업 성공에는 군 경험이 단단히 한몫했다. 소프트웨어 개발·획득사업 실무자로 일하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차륜형 장갑차 개발사업을 이끌면서는 심층적인 방탄·방호지식을 습득했다. 심 대표는 BMI 입사 후에는 방탄복 제작 솔루션을 개발하고, 신규 방탄헬멧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그는 2019년 8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품질에 모든 노력 쏟아


BMI는 ‘정직과 품질’을 제1원칙으로 한다. 심 대표를 비롯한 BMI 모든 임직원은 ‘내 아들·딸이 착용할 보호장비를 생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방탄복·방탄헬멧은 사용 목적상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이기 때문이다.

“회사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다른 건 몰라도 품질만은 포기하지 말자고.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방탄복 시험평가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방탄재를 전부 바꾸자고 했습니다. 수십억 원의 손해가 예상됐지만, 나중에 우리 제품이 실전에서 문제가 생기면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저보다 직원들이 품질에 더 깐깐합니다(웃음).”

최근 BMI는 권총탄을 넘어 소총탄까지 방호가 가능한 헬멧을 연구개발 중이다. 세계적인 방탄 소재 기업인 네덜란드 DSM과 협약을 체결하고, 기존에 확보한 고성능 방탄헬멧과 방탄판 제작기술을 활용하면서다.

“연 매출 목표는 내년 130억 원, 5년 후에는 3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BMI 초경량 방탄헬멧에 대한 해외 러브콜이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을 방침입니다.”


“전역, 두려워 말고 부딪쳐라”


방산기업인 만큼 BMI에는 군 출신 직원이 많다. 제대군인 직원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고 심 대표는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신뢰할 수 있습니다. 출신 계급과 상관없이 오랜 기간 복무하며 책임감·성실함을 몸에 익힌 직원이 많습니다. BMI가 군 관련 제품을 개발·생산하다 보니 군 출신이 더 쉽게 업무에 적응하는 여건이기도 합니다. 모르는 점이 있더라도 금방 문제를 해결하고, 제품 개발 과정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제대군인을 적극 채용할 예정입니다.”

심 대표는 전역을 앞둔 장병에게는 취업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먼저 쌓을 것을 제안했다. 또 군을 떠난다는 걱정과 두려움을 접어 두고 낮은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을 조언했다.

“저 역시 전역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저 분야를 잘 모르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죠. 제가 사회로 나와 경험해 본 결론은 그러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미리 공부하면 좋습니다. 개인 시간을 활용해 관련 서적 읽기를 조언합니다. 한 가지 당부할 점이 있다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고 주위 동료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간부 출신이라고 어깨를 으스댈 필요도 없습니다. 새로 태어났다는 마음가짐으로 두려움 없이 부딪치면 제2의 인생을 잘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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