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소 시즌2] 주한 미8군 베스트 워리어 대회 카투사 부문 우승 강영현 상병

입력 2022. 06. 02   16:37
업데이트 2023. 08. 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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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최초 카투사 입대...미8군 최고 전사가 되다


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 시즌2

주한 미8군 베스트 워리어 대회 카투사 부문 우승 강영현 상병

부족했던 달리기 능력 키우기 집중
언덕 오르기·400m 전력 질주 반복
군사 지식 쌓고 짬 날 때마다 매듭 연습
대회 끝나는 마지막 순간 눈물 ‘왈칵’
오는 9일 국방TV 위문열차 무대에

 

베스트 워리어 대회 카투사 부문에서 우승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강영현 상병이 독도법 평가를 마치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권기홍 군무주무관
베스트 워리어 대회 카투사 부문에서 우승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강영현 상병이 독도법 평가를 마치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권기홍 군무주무관

 

강영현 상병이 미 육군 전투체력측정(ACFT) 과목 중 플랭크를 하는 모습.
강영현 상병이 미 육군 전투체력측정(ACFT) 과목 중 플랭크를 하는 모습.

 

강영현 상병이 대회에서 M4 사격을 하는 모습.
강영현 상병이 대회에서 M4 사격을 하는 모습.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노래와 몸짓에 열광하는 팬들의 환호, 쏟아지는 관심과 치솟는 인기…. 청소년들의 우상인 아이돌 가수라면 받았을 이러한 기억과 경험은 입대와 동시에 잠시 접어두게 된다. 아이돌로 살아갈 때와는 다른 세상을 맞이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모범적인 생활로 화제가 되는 사례도 많다. 아이돌 밴드 ‘데이식스(DAY6)’ 멤버 영케이(Young K·본명 강영현·29)도 그중 한 명이다.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8군 본부대대에 근무하는 강 상병은 아이돌 최초로 카투사(KATUSA) 복무를 선택했다. 특히 지난달 열린 ‘미8군 최고 전사 대회(2022 Eighth Army Best Warrior Competition)’ 카투사 부문 우승을 거머쥐면서 또 하나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대회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에 왈칵 눈물이 터졌습니다. 모든 종목을 무사히 마치는 데 참가 의의를 뒀는데, 해내고 나니 긴장의 끈이 풀리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첫인사를 나눈 목소리와 말투에서 받은 군기가 바짝 든 늠름한 느낌도 잠시 대회 당시 기억이 떠오른 듯 강 상병 목소리에 떨림과 긴장이 묻어났다. 베스트 워리어 대회는 전 세계에 복무 중인 미군을 대상으로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시험하는 대회다. 주한 미8군은 지난달 8일부터 13일까지 △육군전투체력측정시험(ACFT) △전투 달리기에 이은 18가지 장애물 코스 △8마일 행군 △군사 지식 시험 △독도법 필기 및 현장 포인트 수색 △전투 상황별 대응 시험 등 21개 종목을 평가해 우승자를 가렸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입대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곁에서 응원·지지해준 전우·간부들, 개인적인 노력과 행운이 따라줘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입대 전까지 강 상병은 운동과 친하지 않았다. 군 생활 중 목표를 ‘건강한 몸 가지기’로 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대회에 출전하면서 부족했던 달리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달리기와 체력단련을 하루 두 차례씩 소화했다. 행군 시험을 위해 언덕 오르기와 400m 전력 질주도 반복했다.

“개인 정비 시간에는 군사 지식을 공부하고, 매듭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야겠다는 각오로 매일 끈을 가지고 다니며 짬이 날 때마다 꺼내 연습하곤 했습니다.”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시험하는 대회인 만큼 준비 과정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강 상병은 주변의 도움 덕에 모든 난관을 극복했다며,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함께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을 도와준 분대장 콕스 중사와 삼포 병장에게 특히 감사합니다. 전투병 출신인 이들은 대회에 필요한 지식을 전수하고, 동기를 부여해줬습니다. 또 대회 우승에 누구보다 기뻐해 준 장나권 병장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회 중 힘들 때마다 이를 악물고 버티게 해준 존재였습니다.”

강 상병이 카투사를 선택한 데에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 강 상병의 아버지는 과거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카투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외국 유학 생활도 카투사에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부모님께 대회 출전을 말씀드렸을 때 큰 기대는 안 하셨다고 합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부분을 많이 얘기했더니 부모님은 ‘중간에 포기해도 괜찮다’는 말씀을 하시려고 했다더군요.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며 대회 일정을 완주하고 우승까지 했다고 하니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기뻐하셨습니다.”

그는 군 복무 중에 가수 ‘영케이’의 모습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강 상병은 2015년 9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 데이식스 보컬 겸 베이스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뛰어난 작사·작곡 실력을 바탕으로 ‘예뻤어’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자작곡을 선보였고, 지난해 10월에는 솔로 가수로 데뷔해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오는 9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국방홍보원 국방TV 주관으로 열릴 위문열차 공연에서 입대 후 처음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입대하고도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입대 전에는 음악을 공부하며 창작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음악을 감상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 나중에 새로운 음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 상병은 남은 복무 기간에도 아이돌 가수보다는 군인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금은 상병 강영현으로 제게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 최대한 몰두할 겁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임하는 데에도 이런 생각이 원동력이 됐습니다. 또 저로 인해 카투사를 몰랐던 분들이 많이 알게 되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제 팬클럽 ‘마이 데이’가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고, 즐겁기를 기원합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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