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입력 2021. 08. 18   16:54
업데이트 2021. 08. 18   16:57
0 댓글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


김용찬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김용찬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김유진 지음

토네이도 펴냄


대한민국 20대 남자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진다. 장래를 준비하는 20대 청춘의 시기. 입대를 고민할 때가 되면, 대부분 ‘군 복무는 사회와 단절되기 때문에 인생의 낭비다’라고 지레 걱정한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지난 16개월의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국방의 시간은 지금껏 걸어온 인생을 성찰하고 전역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군대는 엄격한 규율에 따라 정해진 생활을 하기에,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이 보장돼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배려, 양보, 존중 등 건강한 인간관계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며 조금은 성숙한 사회인이 돼간다. 그리고 오직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시간을 사용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타인의 시선이나 강요가 아닌 인생의 주인공으로 주도적인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왔다. 하루 24시간이 짧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 연애, 학업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간을 최대한 소진했고 그 생활에 만족했다. 이런 습관은 군 생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평일·주말 구분 없이 매일 05시 30분 일어나 대부분을 취사장에서 보내면서 이것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쉼과 과업의 경계가 모호해 제대로 시간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진중문고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 많은 교훈과 지혜를 얻었다.

책의 포인트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다. 수년간 새벽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해온 작가는 아침 시간의 힘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시간만큼은 약속, 업무 등 예상치 못한 일로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다. 새벽 알람이 울리면 5초 안에 일어나 따뜻한 차와 족욕으로 잠을 깨고, 일과를 계획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그리고 출근길,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음악청취, 한 줄 독서’ 등으로 최대한 활용한다.

예전이라면 쏟아지는 잠에 못 이겨 무기력하게 시간을 허비했겠지만, 지금은 신변정리, 연등, 자격증 공부, 독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양식조리사, 바리스타 2급, 응급 처치,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했고, 30권에 가까운 책을 읽는 성과를 거뒀다. 덕분에 제대를 앞둔 지금은 삶의 질이 많이 향상됐다.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무료함을 느끼는 전우들이 있다면, 군복무를 생산적인 자기계발을 위한 기회로 잘 활용하길 추천한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환경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군대니까, 바쁘니까, 피곤하니까’라는 핑계를 멀리하고,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해보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