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냄새 때문에 고민이에요

입력 2021. 08. 02   15:49
업데이트 2021. 08. 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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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냄새, 유전적으로 누군가에겐 ‘매혹적인 향기’일 수도

Q : 올여름도 참 덥네요. 저는 평소에도 땀을 좀 많이 흘리는 편인데, 여름이면 쥐약입니다. 땀을 흘리면 빨리 닦고 여벌 옷으로 갈아입지만, 그래도 워낙 많이 흘리니 땀 냄새가 납니다. 땀 냄새 때문에 이성에게 다가가는 것이 걱정됩니다.



A : 지금 날씨에는 누구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요.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식더라도 스멀스멀 나는 쿰쿰한 땀 냄새가 달갑지 않습니다. 연애에서 이 땀 냄새는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유전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 경우 땀 냄새를 향기롭게 느낀다고 합니다. 다소 엽기적인 실험을 하나 소개하자면, 미국 듀크대학교와 록펠러대학교 연구팀은 남성의 겨드랑이 냄새에 대한 여성의 반응을 실험했습니다.

남성의 겨드랑이에 냄새를 흡수하는 패치를 붙였다가 떼어내 그것을 400여 명의 여성에게 주고 어떤 냄새가 나는지 조사했습니다. 조사할 필요조차 없이 역겨운 암내가 날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일부는 예상대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했지만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 사람도 상당수였고, 달콤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였습니다.

겨드랑이 냄새가 향기라니요? 대체 왜 그런 걸까요? 그 이유는 유전자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유전적 형질과 상호보완적 특성을 가진 경우, 즉 두 사람의 유전자가 결합해 장점이 합쳐져 더 건강한 후세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상대의 땀 냄새를(심지어 겨드랑이 냄새조차!) 향기롭게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땀 냄새를 향기롭다고 하는 사람을 만난 기억보다는 냄새난다고 나무라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더 많을 것입니다. 특히 다름 아닌 가족들이(특히 어머니) 냄새나니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라는 말을 많이 하죠. 놀랍게도 이 역시 유전자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연구팀은 똑같은 티셔츠를 여러 가족에게 나눠주고 이틀간 입고 있도록 했습니다. 이틀 동안 체취가 밴 티셔츠를 한데 모아 뒤섞은 뒤에 가장 냄새가 고약한 티셔츠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은 정확히 자기 가족의 티셔츠를 제일 냄새가 고약한 것으로 골라냈습니다. 이는 근친상간으로 인한 유전적 약화를 막기 위한 특성이라고 합니다. 가족들이 “냄새난다. 씻어라! 옷 갈아입어라!”고 하며 정색했다고 해서, 연애 대상도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땀 냄새는 누가 맡느냐에 따라 고약한 냄새로 느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향수보다 매혹적인 향기일 수도 있습니다.
<최미정 라라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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