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군섭 국방광장] 헤드 스타트, 정보는 선지(先知)다

입력 2021. 07. 21   16:06
업데이트 2021. 07. 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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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군섭 군무서기관 국군 9965부대
양군섭 군무서기관 국군 9965부대

달리기 경주에서 남보다 출발선이 앞에 있다면 얼마나 유리할까?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 ‘헤드 스타트(head start)’다. 머리 크기만큼 앞에서 출발한다는 뜻에서 앞서나감으로써 얻는 결과인 ‘유리함’이라는 의미까지 확장된 어구다. 운동 경기에서 ‘헤드 스타트’는 불공정 논란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국가 흥망이 결정되고 목숨이 걸린 전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국지에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화용도로 달아나는 장면이 있다. 조조는 넓은 길과 좁은 길의 기로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조자룡·장비·관우를 만나 목숨을 잃을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조조의 머릿속을 앞서 꿰뚫어 보는 제갈공명의 지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만약 조조가 수읽기에서 상대방의 수를 미리 알았다면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지(先知·먼저 알다)는 남들과 구분되는 재능 중의 하나다. 손무는 손자병법에서 “훌륭한 임금과 장수가 특출할 수 있는 것은 선지 때문이다(明君賢將 成功出於衆者 先知也)”라고 했고 성경에서는 먼저 아는 자 즉, 선지자(先知者)를 하나님 말씀과 뜻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지칭하고 있으니 어떤 사람이라도 그 특별함에 대해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손자는 “선지자는 반드시 사람에게서 얻는다(先知者 必取於人)”라고 했다. 이 구절은 휴민트(HUMINT·스파이)를 통한 정보 획득 방법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대는 스파이가 아니어도 인터넷을 통하면 얻고자 하는 좋은 정보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인터넷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내가 알고자 하는 소식이나 뉴스를 전하는 언론매체나 유관기관의 홈페이지가 인터넷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요즘은 홍보나 선전을 위해서 유관기관이 자체적으로 활동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고 저명한 언론매체들은 특종을 잡기 위해 새롭고 분석적인 뉴스를 신속하게 전달하려고 경쟁하고 있어서 수차례 확인해 보면 믿을 만한 매체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보물창고가 있는 장소를 알았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얻고자 하는 과일이 나무에 맺혀 있는지 과수원에 가보는 노력은 내 몫이다.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 불규칙하다면 나의 발걸음 횟수가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첨단 정보통신 환경에서 열매가 맺히면 자동으로 알려주기도 한다지만 여전히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곳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맛있게 익은 과일을 남보다 먼저 따기 위해서는 과수원을 자주 찾아가 봐야 하듯이 유수한 언론매체나 유관기관을 자주 찾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는 뉴스를 남보다 먼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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