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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조명탄] 방탄소년단의 신곡을 기대하며

기사입력 2021. 05. 10   16:09 입력 2021. 05. 10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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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음악 저널리스트


어떤 음악이 화제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개인적인 척도가 하나 있다. 기자들에게 의견을 묻는 전화가 오는지 안 오는지다. 아마도 이달 말엔 여러 통의 전화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방탄소년단이 오는 21일에 신곡 ‘Butter’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아직 신곡에 대한 많은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영어 노래라는 것이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 스토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가사를 영어로 결정하는 데에 이런저런 고민이 있었을 것임을 직감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높아져 가는 글로벌 인기 속에서도 한국어를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작년 ‘Dynamite’로 번복된 바 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또 영어 노래를 발표한다는 건 좀 더 강도 높은 무효화다. ‘왜 한국어가 아니냐’는 반론이 나올까 조금은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보의 일관성은 제쳐 두고 왜 케이팝 그룹이 꼭 한국어로 노래를 발표해야 하는지 개인적으로 의문이 있다. 물론 케이팝은 음악적으로 미국 대중음악에 전폭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가사마저 영어면 한국적 정체성을 표현하기 힘들어지기는 한다. 만약 케이팝이 영어로 고착화되면 음악적으로는 ‘글로벌’로 편입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한국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이 조금 모호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방탄소년단이 영어로 노래를 발표했으면 좋겠다. 왜냐면, 일단 방탄소년단은 한국 그룹이지만 미국 활동의 의지를 갖고 있다. 그 의지를 거둘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현지화를 해야 한다. 작년에 ‘Dynamite’가 1위를 했다고, 올해에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고 미국 내 입지가 안정권에 들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어떤 사람들에겐 이제 막 가시권에 들어왔을 것이다. 이제 본격 시작인 단계에서 한국어로 거리를 두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

같은 맥락에서 ‘Life Goes On’의 차트 성적도 되새겨야 한다. ‘Life Goes On’은 발매 첫 주에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라 한국어 최초로 빌보드 정상을 밟은 노래가 됐다. 그런데 이후 성적은 영어 노래인 ‘Dynamite’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Dynamite’는 꾸준히 싱글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장기 히트를 이어갔지만 ‘Life Goes On’은 3주 만에 93위로 떨어졌다. 국내에 크게 보도되진 않았지만 팝 음악계 기준에서 이례적일 정도의 급하락이었다.

‘Life Goes On’의 단기 히트는 방탄소년단, 나아가 케이팝의 한계를 말해준다. 열성 팬들의 힘으로 차트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잠깐 상위권에 머물게 해줄 수는 있으나, 그것이 영어 노래가 아니거나 음악적 대중성이 떨어지면 그 인기가 단기간에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적 대중성엔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영어라도 가져가야 한다.

또한 이미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이 굳이 ‘케이팝’이란 정체성 안에 갇힐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방탄이 영어로 노래하든 한국어로 노래하든 그들이 한국 뮤지션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한국 음악으로서의 정체성이 다소 약해질 수는 있으나 책임감에 갇혀 가능성을 좁히는 것 역시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한국 사람들도 굳이 그걸 원할까?

‘Butter’를 영어 가사로 발표하는 건 뭐로 보나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어 발표가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굳이 얽매이지 않고 영어로 미국 활동을 해갔으면 좋겠다. 그러다 한국 활동을 할 때는 한국어 버전을 내놓으면 그만이다. ‘Butter’가 어떤 음악일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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