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 영웅들을 기억하며

입력 2021. 03. 26   16:40
업데이트 2021. 03. 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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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휘 수  중위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김 휘 수 중위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지난 26일은 제6회 ‘서해 수호의 날’이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우리 바다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서해 수호 55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내게 서해 수호의 날은 그 누구보다 의미 있는 기념일이다. 나는 해병대 부사관으로 연평도에서, 해군 장교로 해군2함대사령부 고속정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해군 장교로 임관하기 전, 약 2년간 연평도에서 해병대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해병대 하사로 임관하고 처음 연평도로 가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연평도 포격 도발’이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인천항에서 고속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에 발을 디디면서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근무해야 하는가’ ‘만약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상황이 생길 때 나는 얼마나 침착하게 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입도 후 처음 연평도를 둘러보았을 때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피해를 본 도로와 부대, 전사자의 위치, 부서진 민가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당시 기억은 여전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서해 수호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해병대원들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듯했다.

지금 나는 해군 장교로 임관해 근무하고 있다. 장교로서 첫 번째 근무지는 2함대 고속정이었다. 처음 고속정에 전입하면서 제2연평해전 6용사들이 떠올랐다. 초임 장교로서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바다의 영웅이 된 그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렇듯 서해 수호 55용사들은 항상 나의 군 생활과 함께하며 내게 힘과 의지를 주었다. 연평도에서, 고속정에서 서해 수호 55용사들을 생각하며 항재전장의 마음가짐을 가졌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본받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도 수도권 서측 해역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서해 지킴이’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년 서해 수호의 날이 되면 나와 전우들이 지키는 서해가, 우리 바다가 더욱 값지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만일 선배 전우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 바다의 평화와 안녕은 보장받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서해 수호 55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추모하고 기억해야 한다.

또한,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강인한 군인정신을 함양하고 강한 교육과 훈련을 감내해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서해 수호의 역사는 이 나라와 바다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선배 전우들로 이루어진 기억이다. 해군 장교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우리 바다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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