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조언’ 말고 ‘공감’ 해주세요

입력 2021. 01. 27   16:33
업데이트 2021. 01. 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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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를 읽고

장 현 재 상병 
육군11사단 결전여단
장 현 재 상병 육군11사단 결전여단


입대 후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한솥밥 먹으며 지내다 보니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항상 무언가 불편한 말투의 동기, 행동 하나하나 조심스러워하는 선임 등등…. 그런데 문득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이들과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점이다.

살다 보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꼭 찾아오는데 이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혹은 다른 이들이 이러한 상황을 겪을 때 도움이 되는 책을 접했다. 진중문고 『당신이 옳다』이다.

지은이 정혜신은 이 책에서 30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많은 환자를 만나고 치료했던 경험과 느낀 점들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사회적 참사(세월호 등)의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전문상담가들이 아닌 봉사동아리와 같은 일반인들이었다고 한다. 책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일반인도 치유자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치유자가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

인간은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는데, 반대로 세상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거나 무시를 받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소멸’을 느낀다. 자기소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주의할 점은 ‘충조평판’을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충조평판’은 ‘어설픈 충고’나 ‘조언’, ‘평가’, ‘판단’의 앞글자를 모아 만든 신조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공감’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지은이는 이 공감이라는 단어를 세계 최고의 항우울제라고 칭할 만큼 상상 이상의 효과를 가졌다고 소개한다.

단순히 말을 들어주는 것은 감정노동일 뿐 올바른 공감은 상대방의 고민과 감정을 읽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부분에서 사용하기 좋은 질문이 있는데,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를 시작으로 상대방에 깊은 감정을 끌어내 공감해주는 것이 최고의 치유라고 한다.

집단을 이루기 전인 ‘개인’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 서로를 온전히 인정하기 힘든 ‘개별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유치원을 시작으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생활 그리고 군대까지 한 번도 집단생활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기에 싸우고 다투는 ‘갈등’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거미줄처럼 얽힌 관계망 속에 사는 모두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권하고 싶다. 감정의 안정을 취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바쁜 세상 속에서 서로 공감하며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기 때문에 때때로 홀로 있어 싶어 하지만, 동시에 심리적 고통을 다른 사람을 통해 위로받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나 또한 마찬가지다.

『당신이 옳다』는 코로나 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병들의 마음에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이런 책이 꾸준히 보급되는 진중문고에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정혜신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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