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학습민첩성은 안녕하십니까?

입력 2021. 01. 21   15:13
업데이트 2021. 01. 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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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원 소령 육군부사관학교 전술학처
최순원 소령 육군부사관학교 전술학처

2021년, 흰 소의 신비로움과 우직한 특성으로 덕담을 한다. 어쩌면 우리 군도 다른 조직보다 군사보안 문제로 덜 알려져 신비롭고, 국방의 의무를 우직하게 하고 있어 닮은 듯하다.

나는 현재 학교에서 전술학 교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며 상·원사 교육생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우리 교관들은 여러 교육과정 중 다양한 병과 교육생들이 편성돼 있는 최고급 리더과정(원사 진급 후 3년 이내자 대상)에서는 보병여단 기준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병이 평가받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빗나갔다.

지난해 초 진행한 ’20-1기 최고급 리더과정을 보면 비전투병과 교육생의 결과가 소폭이지만 보병보다 우수하게 평가됐고, 이러한 사례는 이후에도 나타났다. “보병 외 병과가 선입견이 없어서”, 혹은 “개인의 학습능력 및 직책의 차이 때문” 등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다가 교육생들이 처음으로 스마트학습체계에 과제를 전송할 때, 유연하게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빨리 성공하는 것을 봤다. 이때 생소한 것을 학습하는 개인 역량의 차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처음으로 ‘학습 민첩성’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됐다.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은 2000년 미국의 리더십 연구기관에서 계속 성공하는 기업 임원과 한 번의 성공 후 실패하는 이들의 차이점을 연구하다가 발견하게 됐다.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임원들은 변화하는 상황을 빠르게 배워서 유연하게 업무에 적용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최근 기업 실무와 경영학, 미래학 등 많은 학문 분야에까지 이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다수의 미래학자는 미래 공공조직이 학습민첩성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학습민첩성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민첩성의 프로세스는 “변화된 상황을 개방적으로 감지하고, 해결 방안을 전략적으로 탐색해, 후보 해결안을 실험적으로 적용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이다. 군과 관련된 연구 결과로는 간부의 개인 및 직무 특성이 학습민첩성에 영향을 주고, 학습민첩성은 원격교육 학습만족도를 올려줄 뿐만 아니라 군 조직에 몰입하게 한다는 것이 있었다.

육군비전 2050에서 기민성(agility)이 미래역량으로 꼽히고, 육군 리더십 모형에서 ‘기민한(agile) 작전 수행’을 위해 학습민첩성이 강조되며, 지상작전 교리의 전투력운용 원칙에 ‘민첩성(agility)’이 포함된 이유는 앞으로 닥칠 변화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고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투원으로서 미래전장에 대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학습민첩성이 필요하다.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고 경자년 한 해를 돌아보며, 우직한 소보다 작은 쥐가 먼저 도착한 이유를 생각해 본다.

“2021년 군 복무 중인 당신의 학습민첩성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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