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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성 견장일기] 감사가 만든 ‘행복한 중대장’

기사입력 2020. 12. 03   16:51 입력 2020. 12. 03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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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성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6군수지원단·대위

군 생활을 하는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1·2·3’이라는 숫자 조합이, 이 기고를 접하는 일반인들에게는 궁금증을 자아낼지도 모르겠다. 이 숫자는 육군지상작전사령부에서 실시하는 ‘감사 나눔 1·2·3’ 운동을 의미한다. 1일 2번 칭찬, 3번 감사를 실천하자는 캠페인이다.

대위 계급장을 달고 지휘관의 직책을 맡기 전에는 감사 나눔 1·2·3 운동은 나와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솔직히 이전에는 감사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중·소위 때는 감사 나눔 운동보다는 그저 내 앞에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데만 몰두했다.

인식의 변화는 중대장 임무를 담당하면서 찾아왔다. 내가 속해 있는 부대인 6군수지원단에서는 매월 홈페이지 감사 나눔 게시판의 글 중에서 우수작을 선발한다. 지난해 11월 전입해 임무 수행을 하던 도중, 우리 중대원들이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떤 내용이 올라와 있는지 궁금해서 게시 글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한 중대원은 코로나로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항상 전화로 안부를 물어보는 부모님께 감사편지를 적었고, 또 다른 중대원은 작업이 끝나고 먹을 것을 챙겨준 전우에게 소소하지만 훈훈한 감사 내용을 적어 놓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 용사들이 한두 번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꾸준히 글을 쓴다는 점이었다. 이후 이 용사들을 유심히 지켜보니 신기하게도 힘든 와중에도 좀 더 얼굴에 활기가 돌고 주변 용사들과 관계도 좋아 보였다.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렇게 보였던 것일까?

그 뒤로 나도 게시판에 한두 개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감사의 효과가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중대원들의 모범이 돼야겠다 싶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런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달라졌다. 우선 감사 대상과 내용을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내 마음이 따뜻한 감정으로 정화되는 게 느껴졌다. 또 예전 같으면 용사들을 질책할 법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좋은 점을 찾으려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감사의 효과’가 나에게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외에도 6군수지원단에서 시행하는 1000 감사 쓰기, 감사편지 공모, 감사 나눔 발표 경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우리 중대원들은 여러 방식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나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행복한 중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어느덧 보직 2년 차가 됐다. 다사다난했던 올해, 나는 1년 동안 감사 글쓰기를 하며 좀 더 따뜻하고 활기찬 지휘관으로 거듭났다고 자부한다.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가는 지휘관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고 따뜻하게 감사를 나눌 줄 아는 지휘관이 되기 위해 내년에도 나는 이 귀중한 습관을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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