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접경 1393㎞ 답사… 상징적 코스 소개
독일의 DMZ를 가다
오동룡 지음
청미디어 펴냄
올해 10월 3일은 독일이 통일된 지 30년이 되는 날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우리 국민도 마치 우리 일인 것처럼 가슴이 설레었던 기억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통일은 우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당위적인 문제이며 ‘통일 대한민국’은 주변국 눈치를 보지 않을 정도의 강대국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선례를 보면 통일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통일의 대가로 치러야 할 우리의 경제적 부담 때문에 통일을 걱정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 이념이 다른 체제에서 75년 동안 살아온 남북이 ‘자유’, ‘민주’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내적 통합’을 이루는 문제는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독일은 동족 간 내전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인 오동룡 군사전문기자는 독일 통일 30주년을 맞아 배낭 하나 메고 동서독 접경 1393㎞를 종주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 현장에서 장벽의 잔해들을 만져가며 그 감동이 우리의 것이 되기를 기도했고 통독 이후 내적 통합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동독의 시골길을 차로 달리며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 모습을 상상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독일에서 생생하게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와 사진을 엮어 ‘한국 언론인 최초 동서독 분단 현장 풀코스 르포’를 책으로 정리했다. 책은 동서로 분단된 수도 베를린의 과거와 현재, 독일 통일의 전개 과정, 동서독 접경 1393㎞를 답사하면서 의미가 있는 분단의 현장 30곳을 엄선해 분단의 아이콘이 되는 상징적 코스들을 소개하는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베를린부터 동서독 국경을 남북으로 종주하며 통일 독일의 동인(動因)이 무엇인가를 현장에서 공부하는 것도 의미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경선 1393㎞를 눈비를 맞아가며 걷고 또 걸었다”며 “분단 성찰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길잡이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전했다. 최승희 기자
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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